순열조합과 확률통계
순열조합과 확률통계
  • 김인수
  • 승인 2007.06.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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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년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해이다. 매번 선거 때 마다 대통령 선거에 대한 각 방송사들과 신문사들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여론 조사를 한다.

 이들 기관에서는 전 유권자들을 상대로 조사한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유권자들 중 몇 사람을 임의 추출하여 표본조사를 한다. 그들은 여론 조사를 하는 기관에 의뢰하여 국민의 마음이 어디를 지향하고 있는가를 찾아내고 또 많은 후보자들은 이런 결과를 겸허히 인정하고 있다.

 이것은 우연으로 보이는 현상을 수학적으로 관찰, 처리하는 방법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우연에 대한 이러한 연구는 복잡하게 보이는 사회 상황을 계통적으로 기술하여 어떤 규칙을 찾아내는 길을 열게 되었다. 17세기에서 18세기에 걸쳐 프랑스의 수학자인 파스칼, 페르마, 드 무아브르, 라플라스 등에 의하여 이 분야의 수학이 발달하였다.

 그 당시는 인구도 늘고, 무역도 활발해지던 시기였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무역상들은 배를 타고 떠나기 전에 보험을 들었다. 보험을 드는 사람은 당연히 불입액은 적으면서 사고가 났을 때는 많은 금액을 타는 보험을 원한다. 반면에 보험회사의 입장에서는 사고로 지출하는 돈보다 들어오는 불입액이 더 많아야 한다.

 그러면 어떤 기준으로 불입액과 보험금을 정할까? 영국의 그랜트(Grant, 1620-1674)는 상인으로, 1662년 사망표에 관한 자연적 및 지역적 관찰에서 교회의 기록에 의거하여 처음으로 사망표를 작성하였다. 남녀의 출생아 수, 결혼의 상황 등에 대하여 기록, 정리, 비교하여 각각의 인구수에 대하여 관찰하였다. 그는 관찰에 입각하여 사회 현상 중에 있는 어떤 규칙성을 알아내려고 시도하였다. 페티(Petty, 1623-1687)는 그랜트의 연구를 발전시켜 인구 통계표를 만들고 전 지구상의 인구를 3, 6억이라고 추측하였다. 또, 천문학자 핼리(Halley, 1656-1742)도 인구 통계표를 작성하였는데, 핼리의 사망표에 의하여 보험료를 산출하는 새로운 보험 회사가 18세기 중엽에 생겨났다.

 18세기에는 유럽 각국에서 통계학이 발달하였는데, 확률론에 입각하여 통계학을 과학으로 체계화한 학자는 벨기에의 케틀레(Quetelet, 1796-1874)이다. 이와 같은 연구들에 힘입어 보험을 출발하여 통계학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추측통계학이 연구되기 시작하였다. 곧, 대상이 되는 모든 자료를 조사하지 않고 일정한 양의 자료인 표본만을 조사하여 전체에 대한 추측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신발공장에서 신발을 생산할 때, 신발의 사이즈의 크기를 모든 국민의 발의 크기를 재지 않고 적당한 인원수의 사람(표본)에 대한 발의 크기를 조사하여 전 국민의 신발사이즈를 추측하는 것이다.

 인구조사는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옷의 사이즈나 대통령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등은 표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알고자 하는 내용을 가장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대상 전체에 대하여 조사하면 된다. 그러나 그 대상이 되는 수가 많을 경우에는 곤란한 경우가 발생된다. 따라서 적당한 수의 표본을 대상으로 하여 어떤 오차의 범위 내에서 결과를 분석하는 것이 바로 여론조사인 것이다.

 얼마 전 로또복권 추첨에서 1등 당첨자가 13명이나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실시된 경우 1등 당첨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다가 10회 차에 갑자기 13명이나 나온 점에 대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행운의 숫자 6개를 모두 맞춰 1등에 당첨될 확률이 814만5천60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데 이런 믿어지지 않는 행운을 거머쥔 사람이 한꺼번에 13명이나 나왔다는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의문은 수학으로 풀어보면 해소된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등학교 수학에 나오는 순열조합과 확률통계 지식을 이용하면 이런 의문들은 쉽게 풀리며 구체적인 기대 값과 확률까지 계산할 수 있다. 10회 차 판매량이 2천100억원 가량이라고 보면 게임당 배팅 금액은 2천원이므로 로또 참가자들은 총 1억500만회 배팅을 한 셈이다. 즉 로또의 경우 어떤 사람이 됐건 상금 835억원을 독식하는 단독 1위가 나올 가능성은 3만분의 1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수천만 명의 로또 참가자 중에서도 바로 본인 자신이 835억원을 고스란히 챙기는 초대형 대박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3조2천 억분의 1도 되지 않았던 셈이다.

 이는 어떤 사람이 꼬박 꼬박 1인당 구입 한도인 10만원을 꽉 채워 매주 배팅 50회씩 거르지 않고 끊임없이 참가하더라도 835억원 로또대박 독식의 꿈을 이루는 데는 평균 12억3천만년 걸린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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