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떠난 鄭, 향후 행보 주목
당떠난 鄭, 향후 행보 주목
  • 연합뉴스
  • 승인 2007.06.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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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우리당 창당주역이자 당 의장을 두 번이나 지낸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이 결국 당을 떠났다.

정 전 의장의 정치행보는 우리당의 영욕, 부침과 궤적을 같이 하고 있다. 2004년 47석에 불과했던 초미니 여당이던 우리당이 4.15 총선에서 152석의 `거여'로 거듭나던 때 그는 우리당의 의장이었다.

총선후 의장직을 물러났던 정 전 의장은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 `대권수업'에 들어갔다. 당시 그는 여권에서 대권반열에 가장 먼저 올랐고 정점에 있었다.

그는 지난해 2.1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내각에서 당으로 컴백해 다시 의장직에 취임하면서 대권을 향한 진군을 계속했다. 하지만 석달후 치러진 5.31 지방선거에서 우리당의 참패로 의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하면서 정치의 중심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2개월간의 독일 체류와 민심대탐방, 평화대장정 등을 거치면서 정치권 외곽에서권토중래를 도모해 왔으나, 우리당 탈당사태와 한나라당의 대권질주라는 커다란 파고 앞에서 탈당이라는 `비상구'를 통해 부활의 기회를 다시 한번 노리게 됐다.

사실 그의 우리당 탈당은 시기가 문제였지 정치권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예상해 왔다. 특히 자신과 함께 우리당을 양분해 왔던 김근태 전 의장이 지난 12일 전격적인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게 정 전 의장이 결단의 시간을 늦출 수 없는 자극제가됐다.

그는 당초 우리당의 대통합 시한이었던 지난 14일 탈당을 결행하는 쪽으로 결심을 굳혔으나 뜻하지 않은 숙부상으로 시점을 뒤로 미뤘다고 한다. 15일 장례절차를 마치고 상경한 뒤 `다음주 초를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을 측근들에게 알렸으며, 주말인 16일 저녁 18일 탈당 결심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탈당 기자회견 직전에는 4.15 총선 당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의원 152명에게 편지를 보내 탈당에 즈음한 착잡한 소회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정 전 의장의 탈당으로 우리당 창당주역인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3인방 중에는 신 의원만 남게 됐다.

정 전 의장은 탈당회견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합의 `마중물'(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위에서 붓는 물)을 자임, "어느 쪽에 합류해서는 대통합은 불가능하며 `대동'을 크게 하고 `소이'를 뛰어넘게 하는 역할을 하겠다"면서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범민주.미래 세력의 여러분들과 전방위로 만나 얼마 남지 않은 시한에 대통합의 길을 잡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는 당장 19일 김근태 전 의장과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대통합 행보에 본격 나서는 동시에 자신의 대권플랜도 가동하는 `투트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의 선진평화연대 출범식, 이해찬(李海瓚) 한명숙(韓明淑) 전 총리의 대선출마 선언 등 범여주자들의 대권행보가 본격화되고 있어 뒷짐을 지고 있을 수는 없는 셈.

그러나 정 전 의장이 처한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비노진영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며 범여권내에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손 전 지사와 친노진영의 중심으로 급부상한 이해찬 전 총리의 뜸바구니에 낀 처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통합 행보의 경우 김근태 전 의장이 `이니셔티브'를 쥔 모양새이고 당안팎에서 2선 대기론의 압박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가 대통합추진협의체나 국민경선추진모임 활동의 전면에 서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이 때문이다.

한때 우리당 최대 계파를 이끌었던 수장이었지만 일부 `정동영계' 의원이 지난 2월 탈당, 통합신당에 합류한데다 박명광, 박영선, 김현미 의원 등 측근 상당수가 비례대표로 당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것도 `세과시'에 일정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장측 핵심 의원은 "이 전 총리의 경우 일정한 폭발력이 있을지는 몰라도 친노의 한계가 있고 손 전 지사도 한나라당 탈당 이력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라는 두 주춧돌 위에 새로운 주춧돌을 쌓을 수있는, 범여권을 아우르는 주자로 적임자임을 부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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