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확률
조건부 확률
  • 김인수
  • 승인 2007.06.28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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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역설과 퍼즐들은 조건부 확률을 잘못 이해하여 생겨난다. 조건부 확률이란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가정 아래에서 다른 일이 생길 확률을 구하는 것을 말한다. 이 개념을 잘못 이해한 경제인, 정치인등 많은 사람들이 토론장에 나와 다른 사람을 설득하려고 노력하면서 자기의 억지논리를 합리화하는 우를 범한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생명을 다루는 의사 선생님들마저 이 논리의 오류로 엄청난 진단의 실수를 범할 수 있다.

 조건부 확률개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간단한 예를 들어 보자. 사람들은 혹시나 암에 걸리지 않았나? 걱정하고 종종 병원에 가서 암 검사를 받는다. 그런데 의사선생님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오진이 있을 수 있다. 만일 의사의 진단의 정확도가 95%정도라고 가정하고 진단 후 의사선생님이 "당신의 암의 진단결과는 양성입니다" 라고 말했다면, 독자 여러분은 아마 나는 95% 의 확실성을 가지고 암에 걸렸다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의사선생님은 먼저 여러 가지 검사를 해보고 그 진단의 정확도가 95% 라고 하면 이는 양성으로 나타난 진단의 95%와 음성으로 나타난 진단의 95%가 정확하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같은 두 가지의 간단한 사실에 대한 이해가 분석의 열쇠가 된다.

 예를 들어 암이 걸렸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이 20,000명의 환자들에게 행해졌다고 가정하고 진단자 중에 1%만이 실제로 암에 걸렸다고 하자. 그리고 이런 가정아래에서 암 진단을 받은 여러분이 암에 걸렸을 확률을 계산해보자.

 가정에 따라 20,000 명중의 1%인 200 명만이 실제로 암 환자이다. 그런데, 의사의 진단신뢰도는 95%이므로 200명의 사람들 중 95%는 진단에서 양성반응(양성반응 이란 의학적인 전문용어로 검사결과 당신은 병에 걸렸다는 것을 의미한다)이 나타나고 5%는 음성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므로 이들 중 190명은 양성반응을 나타내고 10 명은 음성 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같은 이유로 19,800명은 질병이 없지만 이들 중 95%인 18,810명은 음성반응이 나타나지만, 그 중 5%인 990명은 양성반응이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실을 모두 고려해 볼 때 190 + 990 = 1,180 명이 진단결과 양성 반응이 나타날 것이고, 10 + 18,810 + 18,820 명은 음성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여러분의 진단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났을 때 당신에게 질병이 있을 확률은 다음과 같다. 즉 ‘질병이 있을 확률 = 양성인 사람들 중에서 질병이 있는 사람/양성인 사람’이 되어 190/1180 = 0.161 이 된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질병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진단을 받으러 가서 진단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났다면 실제로 질병에 걸렸을 가능성은 16.1%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반해 질병이 있는데 검사 결과가 양성으로 나타날 확률은 ‘질병이 있는 사람들 중 검사 결과가 양성인 사람들의 수/질병이 있는 사람들의 수’가 되어 190/200 = 0.95 이 된다. 다시 말하면, 질병이 있다는 것을 알고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러 갔다면, 양성 반응이 나올 가능성은 95% 가 된다.

  반면 조건부 확률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하고 있다. 예를 들면, 7명의 딸을 계속해서 난 어머니는 다시 임신하면 이번에는 아들을 날 가능성이 높은 줄 알고 또 속고 만다. 그리고 로또 복권을 사는 사람은 10 년 동안 열심히 복권을 사면 언젠가 당첨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어리석음이나, 게임기 앞에서 돈을 걸고 이번에 쏟아지지 않았으니 곧 쏟아질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는 어리석은 사람은 영국인 수학자 베이즈(R. T. Bayes 1702-1762)가 만든 조건부 확률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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