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무모한 패권주의를 버려야
중국은 무모한 패권주의를 버려야
  • 이규하
  • 승인 2007.07.10 16: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찍이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헤겔(G. W. Hegel)은 그의 역사 철학에서 “역사의 목표는 자유의 제도화·사회화이고 이것은 국가와 사회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 주장을 중심으로 보면 고대의 한·중 관계는 이들 이상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진 것이었지만 오늘에 이르러서는 많이 호전된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양국관계는 전적으로 현재 중국의 사회과학원이 심히 외곡해서 추진 중인 동북공정에 대해서 중국정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에 달려있다.

근래 중국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춘 명실상부한 강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중국은 그들의 쓰라린 과거를 돌이켜보며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정치를 펴가는 대신에 서남­서북공정에 이어 동북공정의 이름 아래 고조선ㆍ발해ㆍ고구려 등의 역사를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한강 이북의 역사를 자국의 것으로 하려는 한심스런 정책을 부단히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우리를 더욱 격분시키는 일은 중국 사회과학원 변경사지연구중심이 최근 공식 연구서에서 고구려 뿐 아니라 백제와 신라의 역사까지도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기술한 사실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주변 국가들의 정체성을 파괴하고 나라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국 사회과학원이 중심이 된 이 정책들은 즉시 중단·폐기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러면 1900년 전후 중국 스스로 얼마나 무기력하고 비참했는지를 합스부르크가· 오스트리아 국가기록원에서 발견한 희귀한 원 사료를 인용하여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실례로 1897년 독일은 자국의 2선교사가 중국인 폭도에 의해 살해되자 식민지획득을 위한 호기로 삼았다. 독일 해군제독은 베를린 정부로부터의 지령에 따라 중국군이 3시간 이내 칭다오 및 산동반도로부터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중국정부는 자국의 요청으로 출동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함대의 지원을 받을 수 없는데다가 영·불이 기정사실로 인정하자 ‘무력충돌을 피하라’는 명령과 함께 1시간이 채 되지도 않아 군의 철수명령을 내렸다. 또한 직례총독 이홍장은 정중하게 자신들의 무례함에 대해 용서를 빌었으며, 이어 독일은 청도를 99년 간 조차하였다(일본은 열강의 반대를 무릅쓰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여하였으며 전후 이를 차지하였다). 그리고 이 무렵 열강이 중국 동남해안의 대부분과 그 배후지를 수중에 넣었는데 중국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시기라고 본다.

 돌이켜보면, 히틀러는 반공을 주장했고 동부에로의 영토 확장을 통한 유럽­세계의 패권을 주창하여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국민의 지지율을 높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국가의 분단과 동독의 공산화와를 가져왔으며, 통일의 시점에서는 다시는 국경문제를 재론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주변 국가들로부터 어렵게 통일을 허락받았다. 또한 소련은 붕괴와 함께 강제로 합병한 이웃 소국들의 독립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상의 비극을 초래한 패권주의를 거울삼아 중국은 더 이상 공정이란 이름 아래 우리나라와 주변 소수민족들의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 위의 예에서와 같이 마침내 자국의 붕괴를 초래할지도 모르는 무모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지금까지 그들이 받들어 온 유교((儒敎)의 교훈에 따라 세계의 평화와 발전, 정의실현을 위한 정책에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전북대 서양사 명예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