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시급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시급
  • 장길호
  • 승인 2007.07.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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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우연히 대형마트를 들르게 되었다. 요즘은 예전의 생활용품 판매가 주가 되는 것으로 알았던 것과 달리 음식점은 물론, 미용실, 사진스튜디오, 심지어 옷 수선을 하는 세탁소까지 그야말로 소상공인과 관련 된 대부분이 마트 안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을 보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곳 한 장소에서만 필요로 하는 대부분을 충족 할 수 있어 참 편리 하겠구나 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우리 소상공인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일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다. 대형마트와 슈퍼수퍼마켓(SSM)이 중소도시에까지 진출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대형 할인점이 들어선 곳에서는 당연히 재래시장이나 종래의 수퍼마켓은 어려움을 겪거나 휴·폐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매출감소와 영업악화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가 대형마트를 강력히 규제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수년에 걸쳐 재래시장을 비롯한 중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아케이드 설치, 편의시설 확충 등 환경개선 사업과 시장상인에 대한 고객 서비스 및 마케팅 기법 등의 교육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아무리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강구한다 해도 대형마트를 규제하지 않는 한 큰 의미가 없다. 대형마트는 소상공인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소상인들의 대형마트와 경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경쟁은 피할 수 없고 중요하지만 모든 걸 경쟁으로 풀 수 있는 건 아니다.

 예컨대 권투에서 헤비급과 플라이급을 맞붙이지 않는다.

 유통 근대화도 좋고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주는 것도 좋지만 어느 경우든 중소상공인들이 먹고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정책과 제도의 몫이다.

 이러한 환경에 가장 최우선 되어야 하는 것은 카드수수료 문제이다. 현재 신용카드사들은 177개 업종에 대해서 자율적으로 수수료율을 정하고 있으며, 매출액의 1.5%~4.5%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으나 신용카드 수수료율 결정 시 동일업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규모, 대외협상력에 따라 수수료가 차별적으로 결정되고 특히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가맹점의 수수료율이 사치?고급업종 보다 2배 이상이나 높은 역차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례로 이·미용실, 세탁소, 카센터 등의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3.6~40.5%에 달하나, 대형마트, 종합병원, 골프장은 1.5~2.0에 불과하다자영업자 대표들은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게 아니라 대형업체 수준에 맞춰 수수료율을 인하해 달라는 것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요율인하 방안이 마련되야 할 것이다.

 또한, 국회에는 대형마트 규제에 관한 무려 9개의 법안들이 발의돼 있는 상태이다.

 그만큼 의원들의 관심이 많은 사안이나, 발의는 활발한데 어찌된 일인지 심의는 지지부진하다. 지역경제를 보호하려는 지자체의 힘겨운 움직임을 국회는 그저 지켜만 보고 있는 꼴이다.

 대형마트와 지자체간의 계속되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대형마트의 출점에 대한 합리적인 가이드 라인이 조속히 설정돼야 한다.

 그리고 소상공인 스스로도 소비자에게 신뢰를 쌓는 노력을 해야 함은 물론 정부의 지원사업에 자구적인 노력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늦가을 시골 집 마당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딸 때 까치밥 몇 개는 남겨 놓는다. “새들도 먹고 살아야지”하며 남겨두는 것이다.

  까치밥은 약자를 배려하는 우리의 따뜻한 마음과 나누면서 사는 이치를 담고 있다. 까치밥을 따려하면 “인정머리 없는 놈”으로 치부한다.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서 대기업이 떠 맡아야 할 정책의 몫이 있는 것이며 중요한 것은 소상공인이 제대로 활동 할 수 있는 까치밥은 조속히 만들어야 하며 절대 따내려 건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북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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