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비
황금비
  • 김인수
  • 승인 2007.07.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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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비는 고대 그리스에서 발견되었고, 가장 조화가 잡힌 비로써 이와 같이 이름 하게 된 것인데, 르네상스의 볼로냐의 수도 루카 바티리오에 의하여 신성비례라고 이름 할 정도로 중요시되었다. 특히 시각에 호소하는 도형이나 입체 등에서는 이 비를 많이 이용해왔으며, 예를 들면 직사각형의 두 변의 비가 황금분할이 되는 것은 여러 가지 비례의 직사각형 중에서 가장 정돈된 직사각형이라 하였다.

 건축, 조각, 회화, 공예 등, 조형예술의 분야에서는 다양한 통일의 하나의 원리로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황금비는 피라미드 파르테논신전이나 다빈치 미켈란젤로의 작품에서 시작해 오늘날에는 신용카드와 담배 갑의 가로 세로 비율까지 광범위하게 쓰인다. 그러나 인간만 황금비를 아름답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황금비는 태풍과 은하수의 형태, 초식동물의 뿔, 바다의 파도에도 있다. 배꼽을 기준으로 한 사람의 상체와 하체, 목을 기준으로 머리와 상체의 비율도 황금비이다. 이런 사례를 찾다보면 우주가 피보나치수열의 장난으로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 수열은 12세기 말 이탈리아 천재 수학자 레오나르도 피보나치가 제안했다. 한 쌍의 토끼가 계속 새끼를 낳을 경우 몇 마리로 불어나는가를 숫자로 나타낸 것이 이 수열이다. 이 숫자는 1123581321345589144233…가 된다. 모든 숫자가 앞선 두 숫자의 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주변의 꽃잎을 세어보면 거의 모든 꽃잎이 3장 5장 8장 13장…으로 되어 있다. 백합과 붓꽃은 꽃잎이 3장, 채송화 패랭이 동백 야생장미는 5장, 모란 코스모스는 8장, 금불초와 금잔화는 13장이다. 애스터와 치코리는 21장, 질경이와 데이지는 34장, 쑥부쟁이는 종류에 따라 55장과 89장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수의 어떤 배열은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다. 수의 배열 261.6, 293.7, 329.7, 349.2, 392.0, 440.0, 439.9, 513.3은 그 차이를 계산하여 보면 32.1, 36.0, 19.5, 42.8, 48.0도 아무런 규칙성을 발견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 수의 배열은 음악에서 나오는 음정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의 주파수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 음정의 주파수는 등비수열을 이룸을 알 수 있다.

 또, 자연의 조화가 잡힌 형태 중, 예를 들면 잎맥, 종자의 형상, 조개껍데기 소용돌이, 세포의 성장 등에서 이 비를 찾아내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근년에는 음악 영역에서도 이것을 작곡에 활용한 예가 있다. 황금비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B.C.440년에 세워진 아테네의 파르테논의 외부윤곽은 완벽한 황금분할 사각형이다. 또 이 비율은 이 건물의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그리스의 입상, 항아리와 같은 인공물 등도 황금률에 따라 조형되어 있다. 파르테논신전을 건설한 그리스의 가장 위대한 건축가였던 피디아스는 이 황금비에 이름을 붙인 사람이기도 하다.

 르네상스기의 회화와 건축의 대부분은 이 그리스의 미와 비율에 크게 영감 받은 것들이다. 유명한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이나 지옷토의 영광의 마돈나 등은 그것의 의도적 적용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당시의 건물의 윤곽, 창문, 현관, 바닥 등이 황금비의 원리에 따르고 있다는 것도 놀라운 것이 아니다.

 그 외에도 황금분할의 예는 얼마든지 있다. 플라스틱 카드의 가로, 세로비가 그렇고, 교회의 십자가의 가로세로비가 그렇다. 바이올린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바이올린 몸통의 분할 점은 양 구멍에서 그은 직선이 만나는 점이다. 그리고 또 바이올린의 몸체와 목간의 비율도 황금분할에 따르고 있다. 옷의 상의의 허리선도 그 비율을 따르고 있다.

 우리의 전통가옥의 날라 갈 듯한 지붕의 처마선도 그렇고 또 버선이나 꽃신의 코도 그렇다. 인간은 왜 이 비율에서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인가? 단지 인간의 주관적 취향인가? 그것이 아름다운 것은 생명의 보편적 형태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궁극에서 진리와 아름다움은 만난다. 그 둘은 사실상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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