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교육정책, 선장만 있고 승객은 뒷전
흔들리는 교육정책, 선장만 있고 승객은 뒷전
  • 임영택
  • 승인 2007.07.19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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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전북지역 언론, 특히 TV 전북권 뉴스 및 지방일간지를 보면 기숙사 시설을 갖춘 학원등은 중·고등학교 등 대학생의 교습을 제한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6월 22일 도교육청에서 입법예고한 조례개정안에 대한 찬반논란으로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쟁점이 되고 있는 개정조례안의 주요 제한 대상은 지역의 성적이 우수한 중·고등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에 수도권 등의 유명강사들로 하여금 집중교육을 시키는 이른바 기숙형 장학교육시설이다.

 이와같은 시설은 전라남도 및 경삼남도의 농촌도시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하여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고, 우리 전라북도에서도 2004년부터 운영중인 순창군의 옥천인재숙을 비롯하여 김제시, 완주군, 진안군에서 운영계획을 추진하고 있고, 대부분의 시·군에서 운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장학시설을 운영하려 하는 시·군에서는 그 필요성을 지역의 학생들에게 수도권 수준 못지 않은 교육기회를 제공하여 열악한 교육여건 때문에 자녀 교육 문제로 고향을 등지는 등 농촌도시의 인구감소를 막고 지역의 우수한 인재를 발굴·육성하여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이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조례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교육계에서는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이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장학시설 교육이 주민의 혈세로 일부 소수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등 투자비에 비하여 효과가 낮다는 점을 비판하며, 그 돈을 학교에 주면 더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더 큰 효과를 올릴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교육계의 공교육 정상화 주장은 바람직한 목표이며 나름대로 논리와 열의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이와 같은 공교육의 정상화 주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교육현실은 사교육수준이 높다는 강남등 대도시로 학생과 학부모가 몰려들어 주택, 교통 등 온갖 사회문제의 한 부분을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들리는 교육정책으로 가장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은 바로 학생과 학부모이다. 교육계의 공교육 정상화문제와지방자치단체의 자구책등은 어느것이 과연 교육의 당사자이며 수혜자인 학생과 그 학부모를 위한 일인지가 가장 먼저 고려되고 짚어 보아야 할 문제인 것이다.

 김제시의회 의원인 본인도 지난 3월말 김제시의 제안으로 동료의원 10여명과 함께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순창군의 옥천인재숙을 비롯하여 고령의 대가야 교육원, 합천의 종합교육회관 등을 둘러보고 온적이 있다.

 처음 벤치마킹을 나설때만 해도 재정여건이 열악한 우리시가 지역주민의 복리증진과 지역개발사업에 한푼의 돈도 아쉬운 실정인데 교육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데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높았다. 또한 교육은 교육계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평소생각이기도 했다.

 그러나 순창, 고령군등을 둘러보고 우리시와 같이 재정형편이 열악한 농촌지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와 같이 교육사업에 왜 뛰어 들 수 밖에 없었는가하는 추진배경과 순창군에서 2004년부터 3년 동안 1,000명 이상의 인구증가 효과와 함께 2006년 수료생 43명중 26명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는 등 그 성과는 뒤로 하고라도, 인재숙운영으로 건전한 경쟁을 통한 순창지역 전체의 학력수준이 높아졌다는 현지 학부모들의 지역교육에 대한 믿음과 열기를 볼때, 충분하지는 않지만 이정도면 자녀교육문제로 불안해 하고 심지어는 고향을 등지는 우리 시민들에게 어떠한 지역개발사업보다도 중요한 사업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동안 공교육이 잘 했다면 이러한 일은 시·군에서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책임추궁식의 주장은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농촌도시의 열악한 교육여건 때문에 자녀교육문제로 불안해 하고 있는 학부모와 경제적 가정형편 때문에 다양한 교육기회 혜택을 잃고 있는 우리 지역 학생의 입장에서 교육계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노력하여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

<김제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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