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 통한 희망의 불씨를
대통합 통한 희망의 불씨를
  • 김영기
  • 승인 2007.07.2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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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전의장의 통합노력과 국민경선추진협의회전북본부 결성식에 기대한다.

 지난 7월 15일 국민경선추진협의회전북본부 결성식이 전북대에서 있었다. 정치권의 개인과 집단의 이익과 아집, 기득권 수호에 맞서 반한나라당 세력의 대통합과 민주적인 방식에 의한 국민경선을 통해 범여권의 단일후보를 내자는 작은 몸짓이었다.

 국민경선추진협의회는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근태 전의장의 요청에 대해 뜻을 같이하는 정치권의 사람들과 일찍부터 개발독재세력과 수구세력에게는 이 나라를 맡길 수 없어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온 시민사회진영 인사들이 앞장서서 함께 만든 단체이다.

 국민경선추진협의회의 산파인물인 김근태 전 의장의 요즘 활동은 ‘김근태’ 다운 모습이다. 정치권에서의 10년 넘은 김근태의 모습은 내 판단으로는 김근태답지 않았다. 김근태 전의장을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눈 것은 1989년이 처음이었다. ‘전민련’이라는 단체에서였다. 그 이전에는 언론과 입소문을 통하거나 먼발치에서 몇 번 본적밖에 없었다. 전두환 군사독재에 맞서 싸우다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음습한 지하밀실에서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당하며 없는 죄를 뒤집어 쓰면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끝내 견디어낸 선배활동가로서 경외심을 갖고 바라보았다. 3년 동안의 짧은 만남 이후 김근태 선배가 정치권으로 진출한 후로는 사적인 만남을 가져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다만 정치권에서의 발언과 행동을 언론을 통해 접하며 심정적으로 동의하거나 비판하는 제 3자로서의 모습으로 지켜보았을 뿐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한국사회 민주화의 대표적인 지도자로서 정치권에서도 재야시절처럼 이 땅의 힘없는 민초들을 위해 강력한 리더쉽과 헌신성으로 다른 정치인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모습을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정치가 냉혹한 것인가? 아니면 치밀하고 온화한 성격 탓인지 정치권과 국민들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일상에 쫓겨 뒷전에서 간간히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내 기질 상 정치권에서의 활동상이 외람되게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는 것이 은연 중 자리 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강한 리더쉽과 강고한 원칙, 적절한 결단력에 대해 항상 목마른 상태에 지쳐버렸다 할 수 있겠다.

 그러던 중 2004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문제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계급장을 떼고 논쟁하자”것과 장관시절 여권의 연.기금 투자를 통한 경기활성화 계획에 공개반대를 보며 아! 역시 김근태구나! 했다. 내 견해로는 이때 노무현정부와 청와대에 일정한 선을 긋고 장관직에서도 물러났어야 한다고 판단되었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김근태씨의 대선 출마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갖고 앞길에 희망이 있기를 빌었다. 정치인 김근태의 모습보다 우리사회 민주화운동의 지도자로서의 김근태에 대한 희망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다 어느 날 참여정부의 실정과 범여권의 이합집산과 사분오열로 정권재창출의 희망이 사라져갈 때 “큰 인물은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선불출마선언과 정권재창출을 위한 대통합노력에 헌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해서 급진전되며 현재 진행 중인 것이 범여권의 통합노력이다. 하지만 정치권은 탈당과 이합집산을 반복하면서도 자신들의 이익과 차기총선을 저울질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 실기할 확률이 높은 것이 작금의 형국이다. 이것을 극복하고 범여권의 대통합을 강하게 추동하기위한 조직이 국민경선추진협의회이다.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며 사분오열된 범여권진영이 총단결하여 상실한 국민적 지지를 회복하며 이번 대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그나마 최대한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민주정부의 연장은 단순히 정치권의 문제만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 군사독재 정부와 아류 정권 아래에서 30년 넘게 인권말살과 폭압정치에 고통을 당하면서 시민사회를 깡그리 유린당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물론 누구도 우리의 진전된 민주화의 과정을 모두 과거로 돌려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오랜 권위주의와 왜곡된 역사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의 수준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민주화의 새싹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풍부히 하여 사회구석구석에 뿌리를 내리며 우리의 삶과 생활원리로 자리 잡을 수 있어야만 한다. 피와 땀으로 얼룩지며 획득한 소중한 가치들을 갈아엎으려는 세력이 등장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들이 다시 재생 할 수 있게 만든 것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이르는 과정에서의 정치적 미숙함과 개혁의 불철저성. 이를 바로잡지 못한 시민사회진영에도 책임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책임소재를 따질 시점이 아니다. 다시금 국민적 의지를 모아 현 국면을 변화시켜 민주적 정부를 구성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결과와 평가는 그 다음이며 국민의 몫이다.

 김근태 전의장과 국민경선추진협의회가 원하는 목적을 꼭 이루어 내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절망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 땅의 민초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방향을 제시하길 바란다. 대통합과 아름다운 경선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만들기를 바란다.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대통합을 기대해본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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