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음주문화 걱정된다
청소년들의 음주문화 걱정된다
  • 한기택
  • 승인 2007.08.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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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이 한 해 동안에 마시는 술의 양이 소주 72병에 맥주 108병으로,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세계 제2위라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경우, 초등학교 때에 처음으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이 29.3%, 중학교 때에 처음으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사람이 27.3%로 나타나 청소년의 56.6%가 중학교 졸업 전에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 경험 청소년 중 24.2%는 ??필름이 끊긴?? 경험이 있었으며, 13.7%는 정신이 희미해지거나 의식을 잃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대학생들의 월간 음주율은 92.2%로 미국 대학생의 음주율 86%보다 높으며,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 비율 63.3%를 훨씬 능가하고 있으며, 남학생의 48.4%, 여학생의 19.1%가 일주일에 1회 이상 폭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의 신입생 환영식에 참석했다가 술로 인하여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청소년들의 음주 실태가 심각할 뿐만 아니라 음주 문화가 걱정된다.

철학자 아나카리시스는 ‘술 한 잔은 건강을 위해, 두 잔은 즐거움을 위해, 석 잔은 방종을 위해, 넉 잔은 광란을 위해 있는 것’이라고 술의 속성을 지적했다. 음주의 양은 자기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적량(適量)이 있기 마련이다.

과음은 정신장애와 간경화, 중추 및 말초신경 손상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할 수 있으며, 교통사고의 유발, 인간관계 악화, 경제적 손실, 가정관계의 악화 등 여러 분야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과음으로 인한 의료비 지출과 조기사망, 생산성 감소 등의 비용이 2004년 기준으로 무려 20조99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술 때문에 발생한 손실액이 동탄, 판교, 김포 신도시 건설비용 20조4000억 원에 육박하고,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폭 15조 원을 넘어선 큰 액수이다.

현행 청소년보호법에는 술을 청소년 유해약물로 규정하고 청소년에게 판매?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적으로 금지된 19세미만의 청소년이 술을 가끔 마시는 것에 대해 ‘안 된다’는 응답은 27.1%에 불과했으며, 오히려 ‘할 수 있다’는 응답이 64.0%로 2배를 넘어 청소년들의 음주문제에 대한 도덕적 불감증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들의 건강한 삶을 위하여 음주문화 개선에 힘써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대한보건협회와 함께 ??책임 있는 음주문화! 이제 우리가 만들어요!??라는 대학생 절주(節酒)캠페인을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대학 절주동아리에 500여 만원씩 총 7000여 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청소년들의 음주 문화 개선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안 되며, 가정, 학교. 사회가 함께 해야 한다.

첫째로 술을 바르게 마시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술은 어른에게 배우라는 말이 있다. 집안의 어른들에게 주도를 배우며 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큼 좋은 자리가 없다는 뜻이다.

둘째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즐겁게 마시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천하의 주선(酒仙)이라 불리는 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권하는 술에 대한 찬미론은 ‘자신의 정돈된 몸가짐을 유지하면서, 자신이나 남에게 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술을 즐기는 주도(酒道)’를 기본으로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로 알맞게, 적당량을 마시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 강압적인 술자리 문화, 사발주, 폭탄주, 1차, 2차, 3차 연속주, 습관성 음주 등은 재고되어야 하며, 사람이 술을 먹어야지 술이 사람을 먹어서는 안 되고, 술 때문에 인생을 망쳐서도 안 된다.

넷째로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음주 문화를 가르쳐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교육자료를 개발해야 하며, 언론 매체가 함께 할 때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섯째로 사회와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와 어른들의 음주문화가 청소년들의 음주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정, 사회 발전을 위해 건전한 음주 문화가 정착되도록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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