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유해 식품에 노출된 국민 건강
중국산 유해 식품에 노출된 국민 건강
  • 최성욱
  • 승인 2007.08.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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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라블럼(China problem)’이란 ‘형편없는 품질’이란 뜻으로 미국에서 사용된다고 한다. 중국산 식품과 기타 제품의 안전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논란이 무역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단면을 보여 주는 용어이다.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중국에서 식품 수입을 많이 하는데 과연 우리 나라는 '차이나 프라블럼'에 안전한가?

중국산 찐쌀은 쪄서 말린 뒤 들여오는 쌀로, 찐쌀에서 이산화황과 납 성분이 검출됐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러한 찐쌀에서 이산화황이 검출된 이유는 3년 이상 묵은 쌀을 표백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산 쌀의 반값인 중국산 찐쌀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은 1천원 김밥을 비롯해, 비빔밥, 각종 국밥ㆍ떡볶이ㆍ떡ㆍ 쌀과자 등이다. 분식점, 기업체 구내식당, 일반 식당 등 어디를 가나 찾아볼 수 있다고 한다. 유해한 표백제나 방부제가 들어간 중국산 찐쌀에 공공연하게 노출 된 셈이다.

지난 27일 발표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식품위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내년부터 100㎡(30평) 이상 중·소형 일반음식점들은 ‘쌀의 원형을 유지하여 조리 후 식사류로 제공’하는 경우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고, 수입 국가명도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공깃밥의 원산지를 확인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비빔밥, 각종 국밥 등에 대한 원산지 표시는 이번에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100㎡ 이상 일반음식점은 11만7천여곳으로 전체의 20% 가량에 불과하고, 분식점은 일반음식점이 아니라 휴게음식점으로 신고했을 경우, 표시 의무에서 제외되는 문제 등을 안고 있다.100㎡(30평) 이하 중·소형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도 쌀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 즉, 김밥ㆍ비빔밥ㆍ국밥 등도 당연히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의 건강을 위하고 바른 먹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은 직무를 유기(遺棄)해서는 안 된다.

3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6월말까지 적발된 쇠고기와 쌀 관련 원산지 위반 사례는 각각 193건, 14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쇠고기는 비슷한 수준이나 쌀은 이미 두 배를 넘어섰고 쌀은 작년이나 올해에 적발된 사례가 모두 ‘허위표시’에 따른 것이었다.

쌀 관련 적발은 모두 중국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팔다 잡힌 경우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1면과 12면을 통해 중국이 지난 수십년간의 산업화로 토양 등 환경 훼손으로 많은 식품들이 최악의 오염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중국당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남부 난닝의 한 마을에서는 납에 오염된 콩과 배추, 수박을 수십년간 먹은 주민들이 쉽게 피로하고 손가락이 마비되는 등 고통을 겪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재배된 쌀은 허용치의 20배나 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고 소개했다. 난닝을 비롯한 중국의 많은 지역에서는 소위 굴뚝산업인 공장들이 즐비해서 많은 환경 오염을 야기시키고 있으며 암 등 치명적인 질병의 원인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중국에서 사는 사람들만이 오염된 식품의 위험에 노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 식품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식품을 단속하는 데 식품의약국(FDA)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중국산 식품만 전담하는 새 감시기구의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찐쌀에서 이산화황이 검출 된 현 상황에서도 한국의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안전에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한다.

새 전담기구를 설치하는 미국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국민건강과 바른 먹거리의 선택을 위하여 '쌀 원산지 표시 의무'에 온 국민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농협중앙회 구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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