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국어(國語)
위기의 국어(國語)
  • 김양옥
  • 승인 2007.08.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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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새로 산 전자제품의 사용설명서를 읽다가 참을 수 없는 갑갑증을 느낀다. 그 설명은 우리말로 풀이한 내용인데도 잘 이해되지 않는 것을 보면 인터넷시대, 영어사용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우리 한글이 점점 홀대가 심해지고 있음을 알았고 걱정이 앞을 가린다.

한글이 오늘날 처하게 된 어려운 상황과 왜소해진 풍모를 생각하면 우리삶의 일그러진 단면을 웅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언어는 우리의 사고뿐만아니라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무한한 능력을 갖고 있다. 언어학자에 의하면 언어를 통해 개념을 갈무리하고 언어를 통해 사유를 확장함으로써 인류는 발전해 왔다고 한다.

그렇게 때문에 제도권 교육에서도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발표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의 기초학력 부진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읽기에서 기초학력에 미달한 비율이 초등학교 4학년생의 36%에 이르고 우리의 경우 미국과 동급의 학생들 경우 미국의 10분의 1수준인 3%에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 되었는데, 그 이유는 한글이 배우기 쉽고 쓰기 쉬운데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우리말과 글을 올바로 사용하고 보급하는데 소홀히 하는지 답답하다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은 우리말과 글을 갈고 닦는 일을 ‘집안청소’에 비유했는데 집안이 지저분하면 식구의 마음도 혼란스러워지듯이 우리말과 글이 엉망이 되면 국민정신이 헤이해지고 나라의 힘도 약해진다고 했다.

이해인의 시 ‘나를 키우는 말’은 좋은 말이 사회를 성숙하게 만든다고 노래했다. 오늘날 언어파괴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하였는데 다같이 이 시를 생각해 봅시다.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걸 나를 말하면서 다시알지!’

현대는 인터넷에서 우리말을 조롱하는듯한 표현들이 범람하고 있고 지도자들도 막말을 쏟아내고 있으며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대학 졸업자들의 국어실력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 나라를 이끌고 갈 젊은이들이 쓰기와 말하기 능력이 떨어져있고 발표능력도 부족하다니 위기의 국어교육을 정상화시켜 경쟁시대에 대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선진국은 자기의 견해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힘이 ‘생존의 무기’가 된다는 방침아래 최근에 학생들에게 연극과 미술교육은 물론 감성교육을 강화시키고 있다.

중국의 송나라 시대학자 구양수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삼다(三多)를 권했으니 많이 읽고, 많이 써봐야 하며, 많이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런 교육이 부실했으니 ‘국어가꾸기’에는 관심이 적고 생각없이 외국어만 선호하는 풍토가 없어져야 한다.

자기나라 말을 쓰지 못하고 말을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민족의 주체성도 약해지고 국가 경쟁력도 떨어지는 놀라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수한 한글임에도 불구하고 하루가 다르게 훼손되고 있는 국어를 정부가 국어기본법을 발효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니 한글 사랑의 진전된 사항이다.

‘한 나라의 언어는 그 민족의 영혼이 담겨 있는 문화의 저장고’라고 한다.

우리처럼 언어 약소국에서는 자기언어, 자기글을 제대로 알고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제일의 방법이다.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 민족은 물론 전세계인들에게 우리말, 우리글을 보급하여 사랑하게 만드는 일이 국제화 시대에 걸맞는 민족중흥의 길이다.

<한국스피치 &리더십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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