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의 노벨상 필즈상(Fields Medal)
수학계의 노벨상 필즈상(Fields Medal)
  • 김인수
  • 승인 2007.08.16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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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필즈상 2006년 수상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안드레이 오쿤코프(Andrei Okounkov) 교수가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을 찾았다. 안드레이 오쿤코프 교수는 포스텍의 초청을 받아 ‘현실세계의 무작위성’이란 주제로 특별강연을 펼쳤다. 1969년 러시아에서 태어난 안드레이 오쿤코프 교수는 모스크바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후 시카고대학교, 버클리를 거쳐 현재 프린스턴대학교에 재직 중이다. 오쿤코프 교수는 대수기하학과 확률론, 조합론에 관한 연구와 이론물리학의 끈 이론에 새로운 응용을 제시한 업적으로 2006년 필즈상을 수상했다. 오쿤코프 교수는 일반 대중들을 위한 이 강연을 통해 숫자의 법칙에 의해 규명되는 우리 주변의 물건들에 관한 실례와 함께 분자를 통한 일률적인 구분보다 숫자의 법칙을 통해 구분하는 방법이 훨씬 흥미롭다는 내용으로 강연을 이끌어 갔다.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은 40세 이하의 수학자 중 세계적 연구 업적을 낸 학자를 대상으로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수학자대회(ICM)에서 시상하는 것으로 1936년에 처음 수여됐다. 캐나다 출신의 수학자인 존 찰스 필즈에 의해 1936년에 창시된 필즈상은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수학자총회(ICM)에서 수학 발전에 획기적인 업적을 남긴 수학자에게 부여되는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서 수학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다. 수상자는 4명 이내로 국한되어 있으며 수상 당시 연령이 40세를 초과할 수 없다는 제약 때문에 필즈상은 노벨상보다 더 까다로운 상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1924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개최된 ICM의 추진위원회 회장을 맡았던 필즈가 우수한 업적을 성취한 두 명의 수학자에게 매 ICM에서 금메달을 수여할 것을 제안하자, 이러한 제안이 곧 의결되었다. 필즈는 ICM을 위한 모금에 크게 성공하여 자금을 마련하였고, 그 후 자기 개인의 재산도 이 자금에 증여하였다. 필즈상은 현재와 특히 미래 수학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학자에게 메달이 수여되기를 바라는 필즈의 뜻에 따라 수상자의 연령을 40세 미만으로 제한하였다. 그 후 몇 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필즈가 세상을 떠난 4년 후인 1936년 노르웨이 오슬로의 ICM에서 첫 금메달이 필즈상이라는 명칭으로 수여되었다. 사실 필즈상의 금메달에 새겨진 상은 필즈가 아니라 고대 희랍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상이다.

1936년부터 시작하여 2006년에 이르기까지 총 45명에게 필즈상이 수여되었으며, 국가별로는 미국이 단연 1위로 21명, 프랑스 7명, 소련과 영국이 각각 4명, 일본 3명, 독일 2명, 중국, 이탈리아, 스웨덴, 벨기에가 각각 1명으로 되어 있다. 사실 현재 미국에 영주하고 있는 필즈상 수상자는 20여명에 달하며 이들 모두가 최우수 10개 대학에 분포되어 있다. 동양의 경우 일본의 3명과 중국의 1명은 일본의 노벨 수상자 8명과 중국의 노벨 수상자 4명의 분포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상자의 연구 업적은 근대 수학 발전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분야이며 대체로 순수 수학에 한하고 있다. 노벨 수상자의 평균 연령이 60대인데 비하여, 필즈상 수상자는 평균 연령이 인생의 가장 화려한 나이인 30대로서 이미 수학이라는 학문의 최고봉에 도달한 사람들이다. 특히 필즈상은 앞으로 장기간에 걸쳐 수학 발전에 기여함을 상징으로는 것으로서 노벨상보다 더 특유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필즈상 수상자들은 수상 후 오랫동안 연구를 활발하게 계속하고 있으며 근래에 와서 급증하고 있는 수학의 자연과학, 기계공학, 사회과학 분야들에의 많은 응용의 원동력이 되는 수학 이론 발전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근래에 와서 자연과학의 발전 추세가 보다 국제화됨에 따라 노벨상과 병행하여 필즈상의 일반 인식도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1996년까지 밀노(J. W. Milnor, 1962), 스매일(S. Smale, 1996), 히로나카(H. Hironaka, 1970), 노비코프(S. P. Novikov, 1970), 야우(S. T. Yau, 1983), 모리(S. Mori, 1990), 젤마노프(E. Zelmanov, 1994, 2006), 오쿤코프(A. Okounkov, 2007)와 같은 필즈상 수상자들이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한국에서도 필즈상의 인식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으며, 우리나라는 2014년 세계수학자대회(ICM)을 유치하기 위하여 지금부터 서서히 준비하고 있고, 이 지역의 채 수찬 국회의원은 전주에 ICM 유치를 위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수학자 대회를 유치하게 되면 100개국 이상의 7,000여명의 수학자들의 행사가 진행되어 올림픽 이상의 엄청난 부대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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