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혼자 가려하지 말고 함께 가자!
빨리 혼자 가려하지 말고 함께 가자!
  • 김복현
  • 승인 2007.08.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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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구경거리는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고 한다. 당사자들이야말로 피 말리는 고통을 겪겠지만 구경거리로는 이만한 게 없다. 그래서 깡패를 소재로 한 영화가 범람하고 TV에서는 격투기 전문 채널이 등장했다. 2007년 8월 폭우가 오락가락하는 무더운 여름, 우리는 큰 고통과 갈등 구조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특히 요즈음 한창 시끄러운 정치판을 보면 물고 물리면서 시작도 끝도 보이지 않는 싸움구경을 연상케 하고 있으며 이러한 길을 가는 것이 나라와 국민을 위하는 것인지 걱정을 하게하고 있다. 62주년 광복절에 즈음하여 나라의 비전이 상실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더더욱 걱정을 하게하고 있음이다. 서로가 잘났다고 부르짖으며 자기의 생각과 행위가 옳다고 한다. 모두가 탐욕으로 위장되고 권력을 남용하려는 모습(영상)들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익숙해진 우리는 정치판도, 사회 갈등의 현장모습도,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긴박한 모습도 영상으로 보여주어야 믿음이 가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 같다. 아프가니스탄에 갔던 우리 봉사단의 피랍된 모습을 상상하면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습이라도 영상으로 볼 수 있다면 살아있다는 위안과 함께 희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래서 영상문화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바와 같이 세계3대 종교인 불교의‘석가모니’는 자비를, 기독교의 ‘예수’는 박애를 가르쳤고, 이슬람교의‘마호메트’도 무한한 사랑을 가르쳤다. 약하고 불쌍한 자를 괴롭히거나 업신여기지 말 것과 끝없이 도울 것을 강조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율법(律法)까지 만들어 지키고 있는 이들이 무고한 생명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는 혼돈의 시대에 함께하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는데, 이 속담에는 이웃을 늘 생각하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날 잊지 못할 가혹한 고통과 상처를 준 이웃, 일본을 의식하면서 살아왔다. 이러한 이웃나라 일본이 한국의 눈부신 성장을 보고 한국을 다시 연구해보자고 하면서 연구원을 급파한 적이 있다. 이 연구원들이 연구결과 발표한 내용을 보면 결코 한국은 일본을 추월할 만큼 성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유인즉 첫째 한국인은 자투리를 활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거스름돈을 함부로 쓰고, 20-30분의 시간도 잡담으로 허비하고 물건도 마지막까지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둘째 사유(개인)재산은 잘 보살피지만 공용(국가)재산은 함부로 한다는 것이다. 공공의 의식이 없음을 지적한 것이다. 셋째 한국인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에 새로운 아이디어나 창의성을 기대할 수 없음을 간파해낸 것이다. 즉 삶의 깊이와 넓이가 부족함을 보았다. 일본인들이 우리 속내를 잘 읽은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책을 읽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하니 한국의 지적 수준이 낮아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냉엄한 경쟁 사회에서는 많이 읽고 넓게 들은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것이 철칙이다. 누에가 뽕잎을 먹고 곱디고운 명주실을 뽑아내듯이 숙성된 과정을 우리는 지금까지 걸어왔다고 하나, 지금 국민 대다수가 독서문화하고는 거리가 있는 나라로 변질된 것만은 사실이다.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은 독서문화보다 영상문화에 매달려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미래가 영상문화에 달려 있는 것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지식기반이 함께 해야 한다. 그러하거늘 오늘날 우리는 영상문화에 폭 묻혀 있다. 낮이나 밤이나 컴퓨터와 TV화면에 도취한 생활을 하고 있다. 찰나를 사는 영상문화와 심사숙고하는 독서문화와의 차이, 독서문화가 옳고 그름을 판단해 준다면 영상문화는 순간의 좋고 싫음을 판단해 준다고 한다. 그래서 현대를 즐기는 영상세대들은 옛날보다 便安할지 몰라도 平安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왜냐면 독서는 심사숙고하면서 논리적으로 매사를 볼 수 있는 기준이 되지만 영상은 감각적으로 때로는 기분에 따라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를 꾸준히 해야 하며 독서문화도 영상문화도 함께 성장시켜야 한다. 냉혹한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제는 빨리 혼자 가려하지 말고 멀리 함께 갈 생각을 하면서 아프가니스탄에 피랍된 우리형제자매들이 하루속히 가족의 품안으로 돌아오기를, 또한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하여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는 미래가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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