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 철회로 이어진 교장공모제 잡음
지정 철회로 이어진 교장공모제 잡음
  • 장세진
  • 승인 2007.08.2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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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지난 달 29일, 62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장공모제에서 55명만을 9월 1일자 교장임용 후보자로 발표했다. 이는 교장공모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과 무관치 않다. 예컨대 학운위 심의를 거쳐 복수 추천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1ㆍ2위 순위가 바뀐 것 등이다.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 정읍 정산중의 경우 수적으로 우세한 5명의 지역위원과 학부모위원이 지지한 후보가 3명의 교원위원 지지 후보에게 밀렸다. 정산중 학부모들은 “학교 측 학운위원들이 특정인사를 배제하기 위해 방해공작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흥미로운 것은 5명의 지지를 받은 후보는 평교사, 3명의 지지를 받았지만 1위로 오른 후보는 장학사라는 점이다. 이런 순위 바뀜에 대해 “교원위원들은 학교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제가 불거지자 전라북도교육청이 즉각 조사에 들어가 상응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그런데 그 조치에는 엄단과 함께 교장공모제 철회도 포함되어 있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했다.

교장공모제 잡음에서 우선 내가 느끼는 것은 우리나라엔 참으로 인재가 넘치는구나 하는 점이다. 정산중의 경우 6명이 지원서를 냈다니, 대통령ㆍ국회의원ㆍ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나서는 후보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세계 1등 국가가 되어야 맞다.

교장공모제 잡음에서 또 하나 느끼는 것은 아직도 이 땅엔 ‘변태교사’가 많다는 점이다. 5명의 지역위원과 학부모위원들이 모두 지지한 평교사 후보를 3명의 교원위원이 학교발전을 위한 헌신 어쩌고 하면서 자의적 판단으로 그렇듯 잡음이 일게 한 점이 그렇다.

설사 개별적으로 그런 판단을 했더라도 5명의 지역ㆍ학부모위원들의 지지를 뒤엎는 것은 초법적 행위이다. 과거 군사독재시절에나 있었던 밀어붙이기가 통하지 않는 세상임을 삼척동자도 아는데, 유독 그들 3명의 교원위원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

만약 그런 시대임을 모르지 않았다면 당연히 검은 커넥션의 의혹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일개 교원위원만의 힘으로 그런 일이 가능할지도 의심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요컨대 그 ‘윗선’의 의중이 실려 그런 잡음을 일부러 일으킨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생기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원래 4곳을 교장공모제 학교로 지정했던 전라북도교육청은 정산중에 대한 지정을 철회했다. 그뿐이 아니다. 칠보고도 지원자 3명중 1명의 자기소개서에 하자가 있다는 이의가 제기되어 철회했다고 밝혔다.

전라북도교육청은 교육부에 의뢰한 결과라지만, 하자가 있는 자기소개서의 주인공이 1순위자였다는 점에서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또 1순위자가 오래 전 일이라 미처 관련서류 확인을 하지 못한 불찰기재라는 사유서를 첨부하는 절차까지 밟았는데, 아예 지정철회라니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 두 가지 지정철회에서 떨굴 수 없는 강한 의문은 교장공모제를 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하는 점이다. 특히 정산중의 경우 아무 잘못도 없는 유력 평교사 교장후보를 도태시킨 결과가 되었다. 칠보고의 경우도 혹 코드에 맞지 않는 평교사 후보라 사소한 실수를 침소봉대하여 없었던 일로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는다.

<문학평론가·전주공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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