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경협여건 개선에 주력해야
남북정상회담 경협여건 개선에 주력해야
  • 전종찬
  • 승인 2007.08.24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경협 기업인들의 자유로운 방북이 가능해지고 남북간 직통신이 허용되는 한편 경의선 및 동해선을 통한 남북간 철도물류 실현으로 소위 3통(통행,통신, 통관)문제가 완전 해소되어 남북경협 확대를 통한 남북경제공동체 구상이 본격적인 실현단계에 진입했다.”

무슨 더위 먹은 소리냐구요?. 더위를 쫓기 위해 오는 10월 2일부터 3일간 개최 예정인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매우 낙관적으로 그려보았습니다.

당초 이달 28일부터 열릴 예정이던 남북정상회담이 10월 2일부터 사흘간으로 연기되었습니다. 북측이 폭우피해가 커 수해를 복구하고 주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연기를 요청했고 우리 정부가 이를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연기에 대해 어떤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닌지 외혹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눈길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북한이 수해를 복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줌으로써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실이 나오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남북이 구체적인 의제설정 등을 좀 더 깊이있게 논의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도 다행이라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경제협력에 있어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한 대화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경협을 생산적 투자협력, 쌍방향 협력으로 발전시켜 우리에게는 투자의 기회가 북한에게는 경제회복의 기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노대통령은 또 “남북공조를 통한 북방경제 시대가 열리면 베트남 특수, 중동특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한국경제의 크나큰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 것이며 우리의 경제무대가 유라시아대륙 전체로 뻗어나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상회담에 임하면서 경제협력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고 경제공동체 건설을 통한 평화체제 구축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해합니다. 나아가 남북경제공동체 건설을 통해 우리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키겠다는 포부로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듯이 경제공동체 건설을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글머리에 매우 낙관적으로 그린 소위 ‘3통’으로 대변되는 경협여건의 개선입니다. 정상회담을 통해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내도 ‘3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모래 위의 집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남북경협사업에 참여해온 대부분의 기업인들이 남북경협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로 ‘3통’의 문제를 가장 먼저 거론하는 것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남북간에 아무리 돈이 되는 사업이 있어도 ‘3통’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림의 떡일 뿐이라는 지적입니다. 특히 북한에 투자가 수반되는 경협사업의 경우 ‘3통’의 문제는 더욱 절실해집니다.

상대가 누가 되었든 물품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거래대상 물품의 품질상태 확인, 신속한 통신, 원활한 물류 등이 선제조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투자가 수반되는 경협사업의 경우 공장입지 확인, 설비 이전, 기술전수, 품질관리 등을 위한 현장방문이 필수적이며 실시간 통신수요는 더욱 늘어납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3통’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작은 실마리라도 잡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나아가 이미 남북간에 합의를 해놓고 그 이행을 미루고 있는 4대 경협합의서(이중과세방지, 상사분쟁 해결절차, 투자보장, 청산결제)가 조속히 이행되기를 기대합니다. 경협기업들에게는 대북경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남북경협은 필자의 장밋빛 전망대로만 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 될 것이며 한국경제로서는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전북지역처럼 노동집약적 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우 남북경협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을 적극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내 기업들의 남북경협에 대한 관심은 아직 미약한 것 같습니다. 일부 기업들만이 수산물 등 북한산 물품을 반입하거나 개성공단에 투자진출하고 있을 뿐 대부분의 기업들은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아직까지 남북경협 여건이 성숙되지 못한 탓이 크겠지요. 그러나 이번 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경협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도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남북경협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고대해 봅니다. 기업들 역시 2차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정책 및 남북경협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랍니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