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사라질 운명에 놓인 포구들
② 사라질 운명에 놓인 포구들
  • <기획취재팀>
  • 승인 2007.08.2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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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사업의 사업구역을 보면 군산지역은 비응도, 내초, 옥구, 옥서, 회현, 대야, 옥도 등 7개 읍면·도서이며 김제는 광활, 죽산, 만경, 청하, 성덕, 부량, 진봉 등 7개 면이 해당된다. 또 부안은 계화, 동진, 하서, 변산 등 4개 면이 포함된다.
방조제 끝물막이 공사 완공이전에는 김제시 진봉반도를 중심으로 동진강과 만경강 두 물줄기가 서해로 흘러들었다. 그동안 이 지역 많은 주민은 만경강과 동진강 수역내에서 어업활동을 하면서 생계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 위치한 항구의 역사는 어제오늘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조상 대대로 포구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어업활동을 전개해 왔다.
심포항 선착장을 중심으로 지금도 크고 작은 어선들이 오색깃발을 펄럭이고 있다. 바다의 수심이 깊다고 해 붙여진 심포항. 오전 10시께 이곳을 방문했을 땐 맨손어업을 하는 어민을 태우고 나갈 생합어선부터 전어잡이 어선, 꽃게잡이 어선 등 다양한 어선이 쉴새없이 물길을 사르고 있었다. 또 배 밑창을 수리하는 어선과 전북도의 어선감축 방침에 따라 폐선될 배도 있었다.
부안 동진면에 위치한 문포항에서는 본격적인 전어잡이 출어를 앞두고 용왕제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에 반해 계화항에는 많은 중소형 어선이 항구내에 정박중이었다.
이제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이들 작은 포구는 가둬지게 된다. 배수갑문을 통한 해수유통이 이뤄진다 해도 방조제 완공이전과 같은 활발한 조업활동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우선 당장 새만금 호수가 내수면관리법에 적용될 것인지 아니면 수산업법에 적용 것인지도 중요하다.
방조제 완공으로 수역 내측에 위치한 심포항과 계화항, 문포항 등 3개 어항은 향후 동진, 만경수역의 내부개발이 진행되면 현재의 위치에는 농토 등이 들어서게 돼 사실상 항구로서 기능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선착장 같은 접안시설을 갖출 수 없는 것도 한 원인이다.
또 소규모 마을단위 포구들도 잇따라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군산해양경찰서는 9월1일부터 동진강 수계에서 선박 출·입항 업무를 대행해 오던 김제시 죽산면 대창리에 있는 ‘우마 대행신고소’와 ‘대창 대행신고소’를 폐쇄키로 했다. 이들 민간인 대행신고소 2곳에 대한 폐쇄 이유는 새만금 방조제 연결로 인한 내측 수위 저하 등으로 항포구 기능이 점차 상실돼 선박 등록척수와 일일 출어선 척수 등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주민 여론 등을 반영해 폐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폐쇄되는 대행신고소에 출입항 신고를 해왔던 어선들은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에 있는 심포출장소에 전화신고(2톤 미만) 또는 방문신고를 해야 한다.
새만금사업은 총 길이 33㎞ 방조제 축조 공사로서 총 면적 4만100㏊ 토지 가운데 토지조성 면적은 2만8천300㏊, 담수호는 1만1천800㏊가 조성된다. 결국, 토지가 조성되면서 어민들이 조업할 수 있는 구역은 그만큼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현재 새만금 내측에서 항구 외에 어선이 가장 많이 정박하고 있는 장소는 새만금전시관 앞 호수다. 이곳은 방조제와도 인접해 새로운 항구역할을 하고 있어 앞으로 내부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특별한 포구나 항구가 없는 상황에서 많은 어선이 이곳으로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갈 곳 없는 어선들이 정박할 수 있고 그래도 어업하기 넓은 장소이기 때문이 이곳에 몰린다.
새만금 갯벌과 동진, 만경강 수역에서 어업에 종사해온 어민들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생업이 어렵게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인터뷰)심포리 안아마을 신영모씨
“심포항이 어제부터 있었는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다만, 옛날에 깊었던 포구로서 점차 항구로 커졌습니다. 정부가 간척사업을 하면서 물막이 공사부터 완료하기 위해 어민보상부터 실시했으나 어민들을 방조제 밖으로 유도하지 못해 어민들을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안아마을에 살면서 조상대대로 어업에 종사해 오고 있다는 신명모(52)씨. 신씨는 새만금 방조제 내측에서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은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이곳을 떠나 어업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정부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방조제 밖으로 이전해 어로행위를 유도하고 있지만 사실상 어려움이 많아 호수 내에서 어업을 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그는 방조제완공이후 공유수면이 높아져 항 기능이 상실되고 있다고 말한다. 대형선박인 10톤짜리는 1년 이상 포구에 묶여 있다. 심포항의 수심이 얕아져 5톤 이상의 경우 만수위 때 작업했을 뿐 묶어 놓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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