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학력 폐해 파장
허위학력 폐해 파장
  • 유유순
  • 승인 2007.08.31 17: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잇따라 밝혀지는 허위학력 논란 유명인들에 대해 사회적 질타와 의심은 철저한 진상 요구를 주장하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며, 대한민국의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신정아 전 동국대학교 교수로부터 시작된 이 학력 논란은 연예인들 다수와 각 문화 예술계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과연 이 사회가 학력이라는 배경으로부터 자유스러운지를 의심케 한다.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학력의 상관관계에 대한 당연 귀결 지음은 어쩌면 문인중심의 저 유교사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문제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에서 시작하지만 그 배경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구조적 병폐와 이를 당연히 받아들이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만화가 이현세, 영화감독 심형래, 탤런트 최수종, 영화인 장미희. 건축가 이창하씨 등 일일이 거론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사들이 학력위조 혐의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선거 때가 되면 늘 후보자들의 학력과 이력난에 기재된 출신 학교와 경력은 상대 후보로부터 그 진위 여부를 의심받기도 한다. 그만큼 이 사회는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고, 그 콤플렉스는 조작과 허위 기재라는 악순환을 반복해서 불러오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허위학력 파문은 말 그대로 폭로와 그 폭로에 대한 사실 진위 확인, 그리고 이후 정상적인 반성과 성찰이 아닌 비난 일색이라는데 있다. 모든 사건들이 그래 왔듯이 이런 파문은 도미노 효과를 노리며 마녀사냥을 즐기는 듯한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다 또 다른 이슈가 쟁점이 됐을 때는 조용히 2007년 여름을 달군 하나의 파문으로 묻혀 진다는 것이다.

일부 유명, 저명한 인사들이 이에 대한 해결이 무엇인지의 조용한 물음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일반 국민과 시민들에게 같은 말을 되 내이며 뻔하고 진부한 이야기를 또 늘어놓는다 식으로 치부된다.

이 사회는 구조적으로 학력은 인맥으로 이어지고 그 인맥은 성공을 다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구조가 옳고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지만, 사실 그 폐해가 가지고 오는 부분이 많은 것은 모두가 긍정한다. 능력과 지난 경력 역시 단 한 줄 들어가는 학력과 졸업장에 의해 객관적 판단 요소가 돼 포장된다.

물론 여러 사람을 공개적인 평가를 내릴 때 출신학교와 전공과목에 대한 학점은 객관적인 잣대가 된다.

어느 선진된 사회건 학력과 인맥에 의한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것은 존재한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세련되고, 합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방법을 가지고 있느냐고 중요하다.

학력에 대한 선망은 모두가 가지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고3수험생을 둔 많은 부모들은 소위 1류대학을 진학시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한다. 지난 우리의 부모들은 상아탑이 아닌 우골탑(牛骨塔)이던 대학의 향수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현재 비난받고 있는 학력의 또 다른 피해자들인 인사들에 대해 우리는 곱씹어 보자. 분명 이들은 허위로 학력을 기재하기 전, 능력을 가지고 자신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들이다. 학력이 조작됐기에 비난받아야 함은 당연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가고자 했던 목표를 향해 더욱 강력한 동력을 원했고, 이런 유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선택을 감행한 것이다. 분명 도의적인 책임과 공인으로서의 모습에서 비판과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과연 우리들 스스로도 그들과 같은 상황에서 떳떳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을지에 대한 냉철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바로 우리도 그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자중을 해봐야 한다.

조선시대, 과거를 통해 관리가 되는 것만이 집안을 지키고, 세우고 유지하는 절대적인 방법이였다.

바로 그 시대의 그 사고가 아직도 우리 사회를 옥죄고 있다.

학력은 중요하다. 하지만 사람이 더 중요하다. 이번의 파문이 일파만파 끊이지 않는 논란을 가지고 오는 것은 이 사회가 역시 학력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그들을 질투했기에 그들의 논란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이다.

<전북도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