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경외(敬畏)할 줄 아는 아름다운 정치가 그립다
서로 경외(敬畏)할 줄 아는 아름다운 정치가 그립다
  • 한기택
  • 승인 2007.09.0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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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경선이 끝난 뒤에 박근혜 후보는 “저 박근혜 경선 패배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합니다. 오늘부터 저는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대선 후보로 선출되신 이명박 후보님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라며 평정(平靜)을 잃지 않고 웃으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에게 축하를 보냈다.

이러한 박근혜 후보의 인사말은 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다.

필자는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없음을 밝히며 이 글을 쓴다.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었을 때에 정파와 정당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축하의 박수와 화환을 보내 줄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의 생각은 빗나갔다.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선출되자 약속이나 한 듯 다른 대선 예비 주자와 정당들이 일제히 포문을 열고 ‘보다 엄격한 잣대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국민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혹독한 정책검증을 거치면서 거품은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 온갖 의혹과 부정선거에 대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축하 인사를 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등의 비판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많이 쏟아졌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한 예비후보는 ‘이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다른 후보들의 선전을 치하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선거일이 2007년 12월 19일인데 무엇이 바빠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하루를 기다릴 수 있는 여유와 아량도 없이 축하의 말을 뒤로하고 비판의 포문을 연 것은 정치 엘리트의 실수라고 생각된다.

다른 사람에게 기쁜 일이 있을 때에 함께 기뻐해 줄줄 알고, 슬픈 일이 생겼을 때에 슬픔을 함께 해 주는 것이 우리 생활의 기본이고 예의이다.

일찍이 중국의 마오쩌둥(毛澤東)은 ‘전쟁이란 피를 흘리는 정치이며, 정치란 피를 흘리지 않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요즈음의 한국정치를 빗대서 한 말 같다. 상대후보를 흠집내기 위한 날 선 공격, 폭로와 고발, 천박한 언행이 ‘정치엘리트의 참 모습인지? 한국정치의 현주소인지?’ 아쉬움이 든다.

2004년 5월 여야 대표는 ‘일하는 국회’ ‘상생의 정치’를 합의하고 지킬 것을 약속하며 17대 국회를 출발하였으며, 모든 국민과 정치인들도 상생, 화합의 정치를 외치고 있지만 그 약속, 그 외침은 어디로 갔는지?

오행설(五行說)에 의하면 상생(相生)이란 金은 水, 水는 木, 木은 火, 火는 土, 土는 다시 金을 생(生)하여 줌을 이르는 말이다. 이 때 생(生)하는 작용을 상생이라고 하며, 도와준다, 보태준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상생(相生)이란, 말 그대로 서로 잘 살자는 얘기이다. 서로 헐뜯고, 비방하고… 지금까지 이랬던 것을 상호 협조하며 잘 해보자는 뜻이다.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상생의 정치를 펼치려면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경하는 가운데 선의의 경쟁을 하여야 한다.

국민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박이 터지게 싸운다면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나라와 국민을 외면하고 우리 당만, 나만을 생각하는 아집(我執)에 쌓여 있으니 국민들이 욕하는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본선과 예비 경선에서 뛰는 후보들은 국민을 위한, 국가발전을 위한 비전과 정책을 통해 승부를 거는 포지티브 경쟁을 펼치기를 바라며, 상대방을 흠집 내서 승리를 하려는 네거티브 경쟁을 펼쳐서는 안 된다.

우리의 경제가 여유롭고 한가롭지 않으며, 국민들의 교육수준과 정치수준이 옛날 보다 높아져서 ‘누가 더 국민을 사랑하고, 국가를 잘 보위하며,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를 심판관의 혜안(慧眼)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제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한, 나라 발전을 위한 선의의 경쟁과 상생의 정치를 펼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며, 우리 모두는 서로를 경외(敬畏)할 줄 아는 아름다운 정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심판관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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