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모집 왜 혈안인가
선거인단 모집 왜 혈안인가
  • 박기홍기자
  • 승인 2007.09.0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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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A대선후보의 전북캠프는 A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향후 열흘 동안 3배로 늘리는 게 목표다. 각 시·군에서 활동하는 열성 지지자를 중심으로 ‘선거인 신청서’를 모래알 줍듯 한 장씩 받고 있다. B후보 전북캠프 역시 선거인단 모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금보다 2배로 불려 지지층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인데, 지지자의 직장동료는 물론 주변인에게 신청서를 나눠주며 선거인 등록을 독려하고 있다.

‘300만 대한민국 희망 써포터즈’ 기치를 내건 대통합민주신당 본 경선과 관련한 선거인단 모집 열기가 전북에서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인터넷 접수를 제외한 선거인 신청서 접수만 11만명에 육박하고, 매일 1만∼2만명씩 추가로 접수하고 있다. 왜 이렇게 전북에서 열기가 후끈할까. 캠프측은 우선 수도권과 호남 경선에서 최종주자의 윤곽이 드러나는 등 사실상 대선후보가 양 지역에서 결판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예비경선을 앞두고 9인의 예비후보 중 5명이 전북도당 현판식에 참석했을 정도로, 전북은 대통합민주신당의 텃밭이자 원천인 셈이어서 전북 민심을 잡아야 후보로 우뚝 설 수 있다는 방정식이 성립돼 있다.

실제 본 경선 예고편 성격의 예비경선에서도 전북의 선거인단 비율은 14.6%(8월26일까지 접수된 61만명 선거인단 분석 자료)에 달했는데, 이는 서울(24.2%)에 이어 2위에 랭크된 수치다.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선거인단 비율이 37%에 육박했고, 전북을 포함한 호남이 29%에 달해 이들 두 지역을 잡아야 본선 진출이 가능했다. 본 경선 역시 예비경선 때의 선거인단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선거인단을 얼마나 더 확보하느냐가 대선후보의 키를 쥐고 있다는 판단을 유도한다는 것. 일각에선 전북의 10%대 비중이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열기를 더해준다.

전북 투·개표일이 국민경선의 한복판인 10월6일인 점도 전북 표심의 무게를 더해주고 있고, 선거인단 과열을 빚는 한 원인이기도 하다. 대통합민주신당 권역별 경선 투·개표는 오는 15일 울산·제주부터 시작된다. 다음날 강원·충북에 이어 추석명절 연휴를 넘긴 이달 29일 광주·전남, 30일 부산·경남 등으로 이어진다. 반면 이해찬·한명숙·유시민 등 이른바 친노 3인방은 광주·전남 투·개표 결과를 토대로 후보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이 지역 안에서 점쳐지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정동영, 손학규, 단일화 후보 등 3자(者)가 겨루는 당내 진검승부의 경선이 바로 전북 투·개표라는 분석이다. 1인을 뽑는 경선이 전북부터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수밖에 없고, 결국 전북 민심이 전체적인 판세를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북 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자 일부 캠프 측에선 전략노출을 막기 위해 선거인 신청서를 아예 중앙당에 직접 접수하거나 다른 지역에 뭍어두는 전략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전북도당에 접수된 11만명의 선거인단 중에도, 이미 접수가 끝난 다른 지역의 선거인이 포함됐거나, 중앙당에 직접 접수한 규모가 적잖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열이 지속될 경우 예비경선 때처럼 대리접수나 가짜 선거인단, 짝퉁 선거인단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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