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함께할 그림을 그려라
전북과 함께할 그림을 그려라
  • 김태중
  • 승인 2007.09.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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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정치인들의 전북 나들이가 빈번하다.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렀던 지난달에는 이명박 후보를 비롯하여 박근혜 후보 등이 대거 전북을 찾아 도민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당시 한나라당의 유력한 주자였던 이·박 두 후보는 지역방문에서 현안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표명했다. 이명박 후보의 경우는 전북현안인 새만금을 ‘대한민국의 국보’로 규정하고 “한국을 살릴 수 있는 국가적 동력으로 새만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정치권으로부터 소외를 받아왔던 전북으로서는 반가운 일이었고 한편으론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주자들에게 전북이 그만큼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나 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전북은 유권자가 다른 지역보다 적다보니 과거에는 정치권에서 전북을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경선을 지켜본 결과 전북의 영향력이 만만치 않음이 드러났다. 지난달 20일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총 8만1천84표를 얻어 7만8천632표를 얻은 박 전대표를 2천452표차로 누르고 신승했다. 이 후보의 승리는 호남표에서 결정났다. 이 후보는 전북에서 560표를 이긴 것을 비롯 광주에서 485표, 전남에서 840표를 각각 이겼다. 이 후보가 호남에서 이긴 표수는 총 1천885표다. 서울과 전북, 광주, 전남 등 4개 지역에서만 승리하고 부산과 대구, 인천 등 나머지 지역에서는 패배했다는 이야기다. 결국 “전북이 이명박을 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전북의 영향력이 지대했다.

대선의 기상도에 미치는 전북의 파워는 한나라당만이 아니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경선을 앞두고 국민경선 선거인단 1차 접수를 지난 10일 마감한 결과, 전북지역 선거인단 규모가 23만3천492명으로 집계됐다. 전북도당은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오는 17일 2차 마감까지 도내에서만 국민경선 선거인단 모집이 30-40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선거인단 규모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내다보는 200만명의 최소 15%선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전북이 경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실제로 대통합민주신당의 예비경선에서는 전북선거인단 비율이 14.6%에 달해 서울 24.2%에 이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전북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다 보니 대선 후보마다 전북을 끌어안기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유시민 후보의 경우 전북방문에서 새만금에 1천800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하자고 제안했다. 과거 유 후보의 새만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하루 아침에 바뀐 것이다. 도민들의 대선에 대한 관심과 참여분위기가 역대 선거에서 쳐다보지 않을 정도로 전북민심을 홀대했던 정치인들의 전북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 전북이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하면서 전북을 잡지 않고서는 경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과거 어는 정당의 후보가 “전북의 민심을 얻지 않고는 대권을 잡을 수 없다”고 말한 바와 같이 대선전이 여·야 후보간 박빙의 게임이 될 경우,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벽이 전북민심일 것이다. 올 대선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와 여망이 큰 만큼 정치권이 이번 대선을 통해 전북과 함께 해나갈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주길 바란다. 도민들 또한 전북을 껴안는 후보에게 지지를 보낼 것이다.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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