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하게도 같은 날 민주당도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전북경선을 치른다. 20일 인천에 이은 두 번째 경선인데, 이 역시 민주당 후보의 대세를 판가름을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전국 당원 50만명 중 전북이 11만명을 기록하고, 광주 8만명, 전남 12만명 등에 육박하고 있다. 호남이 전체의 60%를 뛰어넘는 31만명을 껴안고 있는 셈이다. 전국 판세를 휘어잡을 전북 경선에 민주당 후보가 주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양대 리그의 윤곽이 29일 드러나면, 그 결과는 10월 판세로 이어질 수 있다. 10월15일 대통합신당의 최종 주자가 발표되고, 다음날인 16일에는 민주당 주자가 결정된다. 이 때부터 후보 단일화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인데, 범여권의 단일화 여부는 11월 중순께나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10월 하순부터 11월 초순까지 단일화를 둘러싼 대폭발이 있을 것”이라며 “기준이나 적합성 등은 모두 국민이 결정해 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보면 예측불허의 대권 경쟁 시발점은 이번 추석 연휴가 되는 셈이다. 대권 주자들이 이번 추석 연휴를 최대기회로 생각하고 호남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다짐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특히 예비후보들은 누구나 “범여권의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반한나라당 표가 결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망, 당내 경선과 당 대 당 단일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단 당 후보로 결정되면 단일화 과정을 거쳐 한나라당과의 본 게임도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후보들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대선 레이스에 돌입한 한나라당 전북도당도 이달 말 선거대책위원회와 선대본부를 발족시킨다. 김경안 위원장을 도당위원장으로 추대하고 굵직한 인사들을 영입하는 등 ‘초호화판 진영’을 만들어 전북에서 당 지지율 20% 이상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추석 연휴의 여론 향배는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를 간파하는 가늠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