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으로 가을 마중 가볼까요
순창으로 가을 마중 가볼까요
  • 김원규
  • 승인 2007.10.03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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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입니다. 하늘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스산합니다.

솔솔나는 가을향기에 '내고장은...’하고 글 자리에 멍석을 깔았습니다.

‘순창’하면 맨 먼저 떠 오르는 게 무엇일까요?

세계적 '장류 메카’일 것입니다.

할머니·어머니의 깊은 손맛을 살린 전통 ‘고추장'의 대명사죠.

조선시대 궁중에 진상한 최상급 고추장임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문화유산입니다.

섬진강 상류의 천연 암반수와 발효가 적절한 기후, 매콤달콤 맛깔스런 고추, 혼으로 빚는 담금 기술이 어우러진 감칠맛 나는 '한(韓) 스타일'의 신토불이(身土不二) 발효식품입니다.

'고추장'의 맛과 향은 애호가들에게 각인되어 발효푸드 세상에서 이제 순창이라는 지역의 동의어와 다름없습니다.

콩, 고추 등 원료농산물의 부가가치도 올랐다니 반가운 일입니다.

지리적재산권 등록으로 세계화의 날개를 달고 중국, 일본을 비롯한 미국, 독일, 열사의 나라 중동까지 수출 길도 열었다니 가히 놀랄만한 일입니다.

호남의 소금강이요 전국 유일의 군립공원 ‘강천산’은 어떠한가요

가을 바람에 야생화가 한들한들 거리는 오솔길을 걷다 보면 마음이 빠져 듭니다.

흐르는 개울물은 매무새를 가다듬어도 될 만큼 명경지수입니다.

마사토가 깔린 숲속의 산책로는 맨 발로 거니는 자연향의 사색로(思索路)입니다.

시냇물을 벗 삼아 유영(游泳)하듯 피라미는 흥에 취한 나머지 눈 길 한 번 주지 않았습니다.

머지않아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강천산 이십여리의 오색단풍길에는 울긋불긋 화려한 五感의 대향연이 펼쳐질 것입니다.

폭포는 두군데가 있습니다. 여성의 섹시함을 빼닮은 구장군 폭포, 포근하면서도 안기고 싶은 병풍폭포는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렇듯 강천산은 수려하면서도 한폭의 산수화처럼 아기자기한 '자연'의 매력을 펼쳐 보이는 곳이기도 합니다.

올 해에만 벌써 50여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관광명소로 알려졌다니 우아한 추억낚기에는 제격인가 봅니다.

자연의 오묘한 조화치고는 극치를 이룬 장군목의 '요강바위'도 빼놓을 수 없는 명승지로 풍경엔 만남이 있습니다.

또한 옥천인재숙은 생각해 보셨는지요.

국내 유일의 '기숙형 공립학원'으로 열악한 농촌에 '교육 단비'입니다.

경쟁력의 핵심은 인재(talent)입니다. 세계는 인재를 통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인재육성에 나서야 할 이유입니다. 지난 해에는 인재숙이 있어 시골에서 15년만에 서울대도 보냈습니다.

형설지공(螢雪之功)으로 군민의 희망이 영글어 갑니다. 하지만 요즈음 '기숙형 학원'운영이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현실에 솔로몬의 현명한 지혜가 필요합니다.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선생의 향리이기도 합니다.

개울가 단풍나무 아래서 바위에 걸터 앉아 상념에 잠기며 순대국과 매운탕, 한정식 사이에서 고뇌를 했습니다.

보르도 와인 못지 않게 복분자의 향이 시작되는 그 곳에서 신의 물방울 라습베리(복분자)와인의 반주를 곁들이고 보니 얼굴이 새색시의 수줍은 볼 처럼 불그스레 예쁜 홍조(紅潮)를 띄었습니다.

토종 복분자의 파워(♡)처럼 정열의 지역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지금은 스토리탤링(story telling)의 시대입니다.

문화에 건강하고 즐거운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야 합니다.

프랑스의 기호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의 소비 행태에 대해 ‘상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를 소비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자체(地自體)마다 예술과 과학을 담은 독특한 ‘기호’ 컬쳐(문화)가 많아 졌으면 합니다. 지역의 가치(value) 창조를 위해 의욕의 꽃을 피우고 있는 그 곳은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려 향으로 색으로 그 아름다움으로 계절의 옷을 바꿔 입을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탐스러운 낭만에 秋心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신(神)이 주신 선물입니다.

'순창'으로 가을 마중 어떨까요.

<농협중앙회 효자동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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