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바이오에너지메카-獨 윈데마을
⑨ 바이오에너지메카-獨 윈데마을
  • 황경호
  • 승인 2007.10.24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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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 지붕의 집들이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140여 가구 750여 명이 살고 있는 전형적인 독일 마을 윈데.

소떼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이 마을 뒤 넓은 들판 한 켠에는 굉음을 내며 쉼없이 돌고 있는 열병합발전기가 설치된 컨테이너박스를 사이에 두고 지름이 30m쯤 돼 보이는 동그란 돔 형태의 구조물 2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이들 구조물은 발효기로 축산분뇨와 옥수수 등의 곡물을 섞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그 맞은 편에는 옥수수와 보리 등이 빼곡하게 쌓인 널따란 숙성고가 마주하고 있다.

발효기에서는 내용물이 적당하게 숙성되면 가스가 발생되는데 이를 포집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곳 윈데마을은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가스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도 함께 회수해 마을 난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처럼 독일의 한 작은 마을이 젖소의 분뇨와 옥수수 등의 곡물을 섞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서 바이오에너지 생산의 메카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것이다.

윈데마을이 바이오에너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하반기부터이다.

지난 92년 브라질 리오환경 관련 협약에 Kassel 대학과 괴팅겐대학이 참여하면서 윈데마을은 마을 사람들의 가장 높은 참여율을 바탕으로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시설 대상지로 2000년에 선정됐다.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나서기로 한 윈데마을은 이들 대학의 철저한 지원 속에서 단지 바이오 관련 교육만이 아니라 등산과 문화공연, 심지어 심리적 상담까지 동원해 주민의 단결을 유도하며 참여도를 높여갔다.

모두 5백30만 유로에 달하는 투자비 마련은 초기에 다소 난항을 겪기도 했으나 150만 유로를 연방 및 주정부가 지원해주기로 하면서 탄력이 붙었는데 나머지는 은행에서 330만 유로를 차입하고 50만 유로는 주민들의 투자금으로 확보됐다.

하지만, 사업진행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율 제고 등으로 은행 차입금 2백만 유로를 상환하고 축산 및 농가를 상대로 한 분뇨 및 곡물 확보도 시작했다.

모두 1천5백㏊에 해바라기와 밀 식재를 시작으로 4백 마리의 젖소도 확보해 30㎥의 분뇨를 모아 지난 2005년 9월부터 본격적인 바이오에너지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같은 시설 등을 바탕으로 윈데마을은 하루에 700Kw의 전력을 생산해 마을이 필요한 전력의 6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게 됐다.

특히 발효기에서 가스생산 과정 중 발생된 열을 처음으로 회수해 자체난방시스템에 도입함으로써 바이오에너지시스템의 열효율을 무려 8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또 기온의 급강하로 바이오에너지 가스발생이 어려워지거나 날로 치솟고 있는 곡물가에 대비하기 위해 목재를 이용한 보일러도 설치함으로써 주민들의 난방시설 등에 보다 신뢰감을 더해주게 되었다.

초기에는 배출된 하수에 심한 악취가 풍기면서 일부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하기도 했으나 지속적인 기술개선 등으로 이제는 이들 냄새를 완전히 제거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도 축적해오고 있다는 것.

이같은 노력하에 지난 2006년 한 해에 생산한 바이오에너지를 판매해 얻은 수익금은 90만 유로에 달했다.

물론 이 수익금은 정부가 생산된 바이오에너지를 구입해주는 지원제도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데 25%인 16만 유로는 은행 차입금을 상환하고 15만 유로는 인건비와 유지비, 그리고 40만 유로는 나무구입, 나머지는 기계감가상각비와 정비요금 등으로 첫 해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됐다.

윈데마을이 이처럼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점차 제자리를 잡아가자 주민들의 참여도 꾸준히 증가, 현재는 전체 주민의 75%가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주민들이 생산한 곡물과 축산 분뇨를 근간으로 전력을 생산해 이들의 보다 나은 소득을 담보해 줌으로써 심각한 농촌문제 해결과 함께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통한 지구환경 보전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고 있다.

바로 윈데마을의 발 빠른 대응이 우리의 농촌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주된 표상이 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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