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고기 줄고 민물고기 늘고
바닷고기 줄고 민물고기 늘고
  • 방선동
  • 승인 2007.10.2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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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방조제 그 이후>(7)호수내 무엇이 잡히나

만경강과 동진강 수역중 새만금방조제 호수내에는 잘 발달된 갯벌이 생성돼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조개류와 함께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방조제 완공 이후 호수내에는 배수갑문이 수시로 개폐되고 있다. 호수내 환경은 발원지에 유입되는 민물과 바닷물이 섞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염분농도로 인해 어패류의 서식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방조제 완공 이후 어종과 패류에 대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본보는 이런 궁금증을 알아보기 위해 직접 어선을 임대해 방조내에서 어로중인 현장을 돌며 어종과 어류에 대한 취재활동을 전개했다.<편집자 주>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호수내에는 어종과 어패류의 서식 종류 및 밀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어종의 경우 바다 어종은 방조제 완공이전보다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에 반해 수질변화와 조류영향, 염분농도 등으로 인해 만경·동진강 중류 수역에서 잉어 등 일부 민물어류가 잡히고 있다.

또한, 백합, 꼬막, 모시조개 등 조개류의 경우 방조제 완공 이후 조수간만의 차가 거의 사라져, 갯벌이 뭍으로 드러나면서 서식면적은 대폭 감소했지만 조수 웅덩이에서의 서식밀도 면에는 더 확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죽합과 피조개, 동죽 등은 개체수가 급속도로 감소하거나 잡히지 않고 있다.

# 어류의 변화

1990년대초 방조제 착공하기 전까지만 해도 군산과 부안 연안에 80여 종의 다양한 물고기가 출현했다. 갯벌에 의한 높은 생물생산력과 난류를 타고 올라온 어류들이 머물면서 풍부한 어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들 강 상류지역을 통해 공장폐수 등이 유입되고 방조제 축조공사가 시작되면서 점차 출현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방조제 완공 이후 출현이 거의 없는 어종을 보면 농어, 감성돔, 까치상어, 양태, 가자미류 등이 뚜렷한 감소현상을 보였다. 이에 반해 우럭과 새우, 꽃게, 전어는 민물에서 영양물질 유입 영향으로 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9월 하순께면 망둑어잡이 철이면 잡히는 어획량이 예전과는 달리 뚜렷한 감소추세 보였다.

꽃게잡이 그물에 잡힌 것은 보면 꽃에 외에 불가사리, 소형 게종류와 백합 등이 전부였다.

전어잡이 그물에서는 전어 외에 우럭과 왕새우, 삼치 등이 걸려 들었다.

이처럼 방조제 인근 수역으로 바닷물의 유입이 가까운 지역에서는 전어와 우럭, 숭어, 삼치 등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만경강 중류지역인 김제 진봉면 고사마을 앞바다 수역에서는 금강이나 섬진강에서 서식하는 백도래미와 민물장어, 붕어, 눈치, 잉어 등이 발견돼 방조제 완공 이후 바닷물보다 민물유입량이 증가하면서 중·상류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민물에 살던 물고기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계절별로 조류영향 등으로 어종의 밀도 및 개체수 변화는 일부 차이는 있지만 실제 어로중에 잡히는 어종을 보면 바다어종 및 개체수가 뚜렷이 감소했지만 서서히 민물어종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망둑어도 몇 년 전까지 낚시질을 하면 불과 몇 초 만에 미끼를 물 정도로 많았으나 방조제 완공 이후 개체수 감소로 미끼를 무는 시간이 분 당위 이상 걸리고 있다.


# 조개류의 변화


새만금방조제 축조공사 이전에는 계화도와 심포 앞바다 갯벌에는 백합과 죽합, 바지락 등 조개류의 천국이요 보고였다.

공업화로 공장 폐수 등이 유입되면서 육지 인근의 갯벌이 기능을 상실해 조개류의 개체수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특히 방조제 완공 전후를 기점으로 조개류 서식에 일대 대변화가 일어났다. 방조제 완공 이후 조수간만의 차가 거의 없어지면서 백합 등 종패 번식 환경이 좋아지면서 번식률이 높아졌다. 물에 잠긴 갯벌속에 있는 조개류의 경우 담수영향으로 24시간 물속에서 서식, 플랑크톤을 먹을 수 있는 시간적 환경이 조성돼 종패에서 성패까지 되는데 걸리는 기간이 단축됐다. 물막이 공사가 이루어지면서 종패가 밀물에 떠내려가지 않고 90% 이상이 산란에 성공해 조개류는 바다어류와는 달리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방조제 완공 이전에는 조수간만의 차가 심해 산란기 깨알만한 종패가 썰물시 유속에 휩쓸려 떠내려가 상당수가 생식하지 못했다. 또 썰물시 드러나는 갯벌속에 있는 어패류는 밀물이 들어올 때까지 플랑크톤을 먹을 수 없어 성장속도가 느렸다.

그러나 방조제 축조 이후 이미 뭍으로 드러난 갯벌에 정착한 조개류는 폐사된 것이 확인됐다. 새만금 해역 조수 웅덩이에 살고 있는 조개류를 보면 백합과 모시조개, 꼬막, 바지락 등이며 피조개와 동죽, 죽합 등 염분농도에 민감한 조개류는 방조제 내에서 거의 잡히지 않고 있다.

새만금 중간쯤에 위치한 일명 ‘민가섬’ 부근의 갯벌에서는 전통방식의 그레질을 할 경우 백합을 잡을 수 있으며 지금도 어민들이 수작업인 그레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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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해역의 물고기 변화-군산대 최윤 교수>

“물고기에 대한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한 지 벌써 20여년이 흘렀습니다. 저의 연구가 많은 사람에게 어류를 알리고, 환경보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지난 2005년 새만금 해역 일대 어류의 종류와 생태특징 등을 수록한 ‘새만금해역의 물고기’를 발간해 시선을 모았던 군산대학교 해양생명과학부 최윤 교수.

‘‘새만금해역의 물고기’를 비롯해 ‘새만금 주변 해역 조수 웅덩이의 어류’, ‘군산 연안 어류 군집 변동’, ‘내초도 조간대에 출현하는 망둑어류의 저질별 분포’ 등등 최 교수의 연구활동은 이루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최 교수는 “과거 군산 비응도와 선유도 인근에는 100여종의 어류가 있었으나, 새만금 방조제 공사 등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게 아쉽다”며 “개발과 보존이라는 측면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합쳐지기 힘들지만,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그 간의 연구활동이 밑알이 됐으면 한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 지역이 담수화될 지, 해수유통 식으로 될지 미지수지만 지난 연구 기간 동안 이 일대 해역 어류 중 일부는 이미 사라졌거나 급감하고 있어 어류에 대한 기록을 남길 필요성 때문”이라고 연구활동의 목적을 설명했다.

전북대학교 김익수 교수의 권유로 물고기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해온 지 20여년이 지났다는 그는 “연구 성격상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연구활동을 하는 데 어려웠다”며 “그러나 어류의 변화 과정을 기록·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한 결과물을 내놓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회상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그는 “현재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된 만큼 내·외측의 어류변화를 연구할 계획이며, 여건이 허락하는 한 연구활동은 계속 될 것”이라며 “해양자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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