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 황형규 아메리칸 스포츠대 이사장 내외
<초대석> 황형규 아메리칸 스포츠대 이사장 내외
  • 송영석
  • 승인 2007.10.23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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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전북과 전남에서 호남 기업인들을 초청하는 기회를 통해 한국을 방문한 황형규(57) 아메리칸 스포츠대(ASU)이사장 내외를 만났다.

23일 오전 인터뷰를 요구하는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는 그의 모습은 덥수룩한 수염 때문인지 친근한 동네 아저씨의 느낌으로 다가왔다.

기회의 땅 미국으로 건너가 평소 자신이 품고 있었던 학교 설립이라는 꿈을 이루고 고향을 찾은 황 이사장에게 꿈과 희망, 앞으로의 포부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주>

-오랜만에 고향 방문한 감흥은 어떠신지요?

▲2주 전 전북과 전남, 광주 등에서 호남 기업인들을 초청하는 기회를 통해서 오랜만에 고향을 찾았습니다. 그동안 새만금과 한옥마을 등 전북이 곳곳을 둘러보며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단 한가지 달라지지 않은건 인정이 넘치는 고향의 모습들이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음식이었어요. 매 끼니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대접해주고, 또 무엇인가를 베풀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전북이 왜 못사는지 이유를 알았죠. 그놈의 정 때문에.(웃음)



-미국으로 건너가 대학교를 설립하셨는데, 미국까지 가게 된 이유가 있나요?

▲군산교대를 졸업하고 전주대 야간대학을 다니면서 경영학을 전공했었어요. 이후 작은 시골학교에서 교편을 잡았지만 더 큰 꿈이 있었고, 없는 이에게 기회가 좀체 주어지지 않는 한국에서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죠. 학벌이 좋은 것도, 그렇다고 돈이 있는 것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꿈을 이루기 위해 무작정 미국행을 택했죠. 그때가 바로 26년 전, 제가 31살 때였습니다.

그렇게 미국행을 택했고, 이곳에서 아내(황정희씨)를 만나 85년 결혼했어요. 지금까지 힘든 일이 많았는데 아내가 고생을 많이 했죠.



-미국에서 힘든 일도 참 많았을 것 같은데요.

▲무작정 떠난 미국에서의 유학생활은 아주 힘들었어요. 보이지 않는 인종차별이 존재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고, 그렇지만 누구에게네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사실이 더욱 열심히 뛰게 만들었어요.

늘 공부보다는 학비나 생활비가 걱정이었고, 항상 일자리를 찾아다녀야만 했어요. 그래도 LA퍼시픽스테이트 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죠. 그러나 새크라멘토 정부청사 직원의 도움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을 시작했고, 청소와 자판기 관리, 쓰레기통 수거 등 많은 일을 해서 어느정도 돈을 모아나갔죠. 그런데 미국에서 부동산값 폭락사태가 벌어져 거의 알거지가 됐는데, 이후 임대업에 뛰어들어 학교 설립할 돈을 모을 수 있게 됐어요.



-굳이 스포츠 전문 대학교를 설립하게된 이유라도?

▲미국에 와서 학교와 교회를 하나 세우고 사회에 기증을 하고 죽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래서 돈이 모아지자 무작정 학교부지부터 샀죠. 그런 다음 어떤 학교를 설립해야할까 고민하다 세계적인 대학들이 즐비한 미국에서 적은 돈을 가지고 대학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차별성이 있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러고는 둘러보니 전반적인 스포츠만을 모아서 가르치는 종합대학이 없더라고요. 남들과 같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틈새를 겨냥한거죠.

프로 스포츠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미국 스포츠 문화 속에서 스포츠 마케팅 등 이론을 중심으로 교육하는 대학이 없었고, 미국 교육부에서도 체육관련 학교를 인가내 준것은 ASU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메리칸 스포츠 대학(ASU)이 지난 9월에 문을 열었는데 앞으로 목표는?

▲프로 스포츠가 활성화된 미국은 관중 수입을 비롯해 기념품, 광고, 주차수입 등으로 각 구단이 운영돼요. 이런 스포츠 인더스트리를 충당할 수 있는 인재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스포츠 사관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 서울에도 사무실을 만들어 한국 학생들에게도 문을 활짝 열어뒀어요. 시장으로만 본다면 중국 시장이 더 크겠지만 왠지 모르게 한국으로 다시 와야겠다는 귀소본능이 들어 서울에 사무실을 두게 됐다.

현재 미약하지만 앞으로 1년마다 정원을 500명 씩 늘려나가 4년 정도면 2천여 명으로 학생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그리고 이번 방문에서 전주대와 협약을 체결해 앞으로 스포츠 분야게 학생과 교수 등을 교류할 예정이고요.

-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직접 학교의 운영을 맡고 보니 한국의 교육시스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현재 한국의 학생들은 모국어나 역사 등 한국인으로서 기본적인 공부는 소홀히 한 채 영어공부로만 치우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한국 교육이 우선 우리 것, 즉 기본에 충실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글로벌을 외치는 상황 속에서도 정작 학생들이 외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마인드와 열정을 품고 무엇이든 도전하는 자세를 갖기를 바랍니다.

송영석기자 ser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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