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바이오에너지 파크 클라제
⑧ 바이오에너지 파크 클라제
  • 황경호
  • 승인 2007.10.19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폴란드와 인접해 있는 구동독 지역 동북쪽의 드넓은 평원이 이어진 펜쿰.

이곳에서는 지금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류의 새로운 역사가 쓰여지고 있다.

무려 24ha의 평야에 통 한 개의 직경이 26m, 높이 6m, 체적 2천500㎥에 달하는 40개의 콘크리트 통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대의 바이오에너지 생산 시설이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6년 12월부터 부분적인 가동을 시작한 지구촌 바이오에너지의 최대 생산 시설이 있는 바이오에너지 파크 클라제는 모두 7천8백만 유로가 투자돼 이달 말까지 40개의 콘크리트 통 설치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전력생산에 돌입하게 된다.

펜쿰 클라제를 건설한 나바로 주식회사(Nawaro AG)는 농민들로부터 곡물을 사들여 사일로에서 곡물을 컷팅한 뒤 일정기간 숙성시켜 젖소의 배설물과 혼합, 약 38℃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발효조로 옮기게 된다.

각종 미생물의 활동이 왕성하게 일어나느 발효조에서는 본격적인 가스가 발생되는데 최적의 전력 생산을 위한 적정량의 가스발생을 유도하기 위해 발효 온도를 조절, 콘크리 통에 한 번의 곡물과 배설물 등의 주입으로 가스가 발생되는 기간을 최대 6개월 동안이나 가능토록 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40개의 통에서 발생되는 가스는 필요한 곳으로 모아져 12개의 발전기 실린더 모터를 돌림으로써 전기를 생산하게 되는데 시간당 약 2만㎾를 생산, 가구당 4천㎾가 필요하다고 가정할 경우 4만 가구 사용이 가능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같은 전력 생산량은 독일 최대 자동차회사인 벤츠사가 한 해 동안 필요로 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하지만 이 바이오에너지 발전소를 관리하고 있는 엔지니어는 단지 7명에 불과하며 곡물 이동과 컷팅 등을 하는 작업인부 역시 25명에 그치고 있다.

또 가스 생산 과정에서 발생되는 막대한 열은 인접 도시의 난방 등을 위해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5% 정도의 열은 자체 발열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이처럼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나바로사의 파격적인 투자는 지난 2005년 2월 바이오에너지에 대한 가능성을 확신한 이 회사의 공동 창립자 발트하자 쉬람이 사업모델을 개발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사업설명회를 전해들은 2천여 명의 소액 투자자들이 순식간에 몰려든 데다 금융권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낸 나바로사는 비교적 용이하게 사업자금을 확보했는데 펜쿰 클라제의 완성에 이어 현재 다른 지역에도 바이오에너지 생산시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이 바이오에너지 생산시설의 한 획을 긋고 있는 펜쿰 클라제는 인접한 농민들에게도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되기에 충분했다.

당시 곡물가격이 폭락하면서 농사를 거의 포기한 채 암울한 삶에 떨어야 했던 농민들에게 펜쿰 클라제는 옥수수와 특수 작물 등은 물론 거의 처치 곤란했던 젖소의 배설물을 통해 농사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가능케 함으로써 안정적인 미래를 담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나바로사는 반경 40㎞ 이내 약 50여명의 농민들과 필요한 곡물이나 배설물을 확보하기 위해 계약을 하고 있는데 농민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각종 기술적인 자문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도서관 등을 마련해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등 상호간에 철저한 Win-Wi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더욱이 나바로사는 펜쿰 클라제의 명성이 갈수록 더해지면서 취재 등을 위한 방문객이 한 달 평균 1백여 명을 웃돌자 건당 30여만 원의 인터뷰 비용을 받음으로써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은 물론 본격적인 발전이 시작되면서 중국과 미국 등지의 굵직한 회사들로부터 이산화탄소 발생 쿼터 구매에 대한 협상이 줄을 잇고 있다는 귀띔이다.

이처럼 세계 최대 바이오에너지 생산단지인 펜쿰 클라제의 손익 분기점 확보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지원법(EEG)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인식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보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통한 수익원 확보와 함께 온난화에 병들어가고 있는 지구를 구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선점을 통한 국가의 부를 이끌어내겠다는 매우 선진적인 국민적 합의가 주된 경쟁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나바로사 펜쿰 클라제 엔지니어 겸 홍보담당 프랭크 피터씨는 “바이오에너지는 앞으로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지름길임과 동시에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농촌지역의 밝은 미래를 담보해줄 수 있기 때문에 농촌문제 해결 측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취재팀>

--------------------------------------------------------------------------------------------

농민 하이들러씨 인터뷰

“한 때 펜쿰에서 농부로 살아가는 삶이 정말 후회스럽기도 했으나 바이오에너지 발전시설이 들어서면서 더 이상은 아니다”며 “이 곳 농민들은 나바로사를 통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펜쿰 클라제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하이들러씨는 “불과 2년 전 만해도 각종 농산물의 폭락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해 이곳 생활을 접을까도 생각했었으나 지금은 휘파람을 불며 일하고 있다”며 “나바로사 펜쿰 클라제가 발전을 지속하는 한 노후 문제도 큰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하이들러씨는 또 “펜쿰 클라제와 계약을 통해 곡물과 젖소의 배설물을 납품함으로써 과거보다 훨씬 좋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이 곳에서는 우유보다 배설물 가격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돌고 있다”고 소개했다.

더욱이 “갈수록 지구의 온난화가 심해지면서 각종 재앙들이 이어지고 있는 이때에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에 농부들은 강한 자부심마저 느끼고 있다”며 “이같은 바이오에너지 발전시설이 전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되면 농민들의 어려움이 크게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