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도 시스템미학 필요하다
축제도 시스템미학 필요하다
  • 한성천
  • 승인 2007.10.15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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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는 놀이판이다. 일상적으로 그렇게들 말한다. 하지만, 운영에 있어선 시스템미학이 필요하다.

스위치를 올리면 자동으로 설비가 돌아가 듯 축제도 구성원과 예술인들이 이가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처럼 자연스럽게 돌아가야 한다.

‘시스템미학’이란, 특정인 개별성향에 의존치 않고 조직 자체적으로 목적에 따라 순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스템미학은 경영학이나 사회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문화, 다변화, 다구조 사회가 심화되고 있는 21세기 사회에서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시스템미학은 그러나 선행조건이 있다. 투자대비 수익률을 높힐 줄 아는 CEO(전문최고경영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CEO라고 해서 대기업 최고경영자만을 뜻하진 않는다.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한 원금에 일정비율의 수익을 창출해 낼 줄 아는 그런 사람이라면 족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축제를 일회성, 혹은 성과성 행사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축제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막대한 수익창출과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제 제7회 전주세계소리축제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국 전통문화 대표격인 판소리의 대중화와 현대적가치 재발견에 크게 기여했다. 일반시민들에 대한 친근성 또한 높혔다. 전통예술과 현대예술간, 소리와 몸짓간 접목 노력도 돋보였다.

문제는 속된 표현으로 장사(?)를 잘했느냐다. 또, 관객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했느냐도 되짚어볼 일이다. 장사를 잘했는지 여부는 추후 결산서를 보면 확인될 일이다. 하지만 기대치에는 도달하지 아닐 듯 싶다. 운영미숙도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적어도, 7회째 행사에서 문제점을 시행착오로 치부하기는 궁색하지 않을까. 매 회마다 고질병이 치유되지 않는다면 원인진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미 원인은 밝혀져 있다. 지나치게 예술성과 전통성을 강조하다 보니 프로그램 구성과 모객의 한계성을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자금확보의 한계성도 고질병이다.

이에 대한 처방이 곧, 시스템미학이다. 일례로, 올해 행사가 끝나면 한 두 달 동안 각 부문별, 행사별로 예술적, 경제적 평가작업을 벌여 개선안을 마련한 후 곧바로 다음해 행사준비에 착수해야 마땅하다. 휴면기가 있어선 안 된다. 연례행사이기 때문이다.

또, 조직위도 이원화되어야 한다. 수장은 축제의 전국화·국제화를 위해 대외적 홍보강화와 더불어 자금을 끌어들이는 CEO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조직위 관계자는 상시체제로 준비작업을 갖춰야 한다. 프로그램 구성과 운영방법, 모객 증대방안 등 실전에 대비해 나가기 위해선 10개월이 결코 짧은 기간은 아니다.

전북은 산업화의 상대적 낙후로 자연형·전통형 지역축제가 타지역에 비해 많다. 판소리를 모태로 출발한 ‘전주세계소리축제’, 그리고 농경문화를 배경으로 한 ‘김제지평선축제’, 고대소설 춘향전에서 시작된 ‘남원춘향문화예술제’, 청정자연을 상품화에 성공한 ‘무주반딧불이축제’, 태고적 인류문화유적을 현대화한 ‘고창고인돌축제’ 등등 도내 각 시·군에는 한 개 이상의 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도내 각 지역축제 주최측 관계자들에게 세계적인 CEO 피터 드러커의 말을 전하고 싶다.

“리더(CEO)는 지나친 자기애를 경계할 수 있는 사고의 유연성을 지녀야 한다”

한성천<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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