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만·이동근·오무균 3인전…독특한 작업세계 심오하고 진지한 매력으로 다가와
이종만·이동근·오무균 3인전…독특한 작업세계 심오하고 진지한 매력으로 다가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4.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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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청목미술관(이사장 박형식)은 25일부터 5월 15일까지 이종만·이동근·오무균 작가를 초대한 기획전 ‘3人展’을 연다.

 서양화라는 장르 안에 있지만 각자 추구하는 독특한 작업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묵직한 이름들이다. 이들 작가는 1998년 전북예술회관에서 200호 전을 시작으로, 2001년 11월 이동근갤러리에서 두 번째 전시를 함께했다. 세 번째 전시는 2009년 전주 예치과의 초대전으로 전북예술회관에서 진행됐으며, 이번 청목미술관으로 네 번째 만남이 성사된 것이다. 이번 초대기획전에서는 총 1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종만 작 - 화조 145.5x112.1 캔버스에 유채 2016
이종만 작 - 화조 145.5x112.1 캔버스에 유채 2016

 이종만 작가는 일필휘지의 빠르고 시원스러운 붓질로 ‘비둘기’와 ‘화조도’를 그린다. 비둘기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리 12개 정도의 그릇에 색채를 마련해 두고 빠르고 굵직한 필치만으로 그림을 만들어가는 방식을 취한다. 그는 그리려는 대상의 재현이 아닌 그 안에 깃든 생명력을 큰 붓질과 물감의 질료로 표현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나는 회색빛 도시의 색이 좋아서 빠른 붓 터치로 그리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이동근 작 - 생명_A Life 122.0×122.0×10.0  Oil on canvas 2020
이동근 작 - 생명_A Life 122.0×122.0×10.0 Oil on canvas 2020

 이동근 작가는 오방색을 연상시키는 감성적 색채를 구사한다. 정교한 사실 화풍에서 점차 색채를 강조하고 형태를 변형시키는 방향으로 변모해온 그의 작품은 다소 신화적인 느낌이다. 정읍 칠보면 수청리로 작업실을 옮겨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이 작가는 ‘생명 시리즈 _ A Life’ 연작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산골과 저수지에서 동물들과 교감하며 담아낸 자연의 생명체는 그 사실만으로도 진지하다. 이 작가는 “그림이란 보고 그리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의 대화를 통해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오무균 작 - 갯벌, 195x85, 2022
오무균 작 - 갯벌, 195x85, 2022

 오무균 작가가 갯벌을 소재로 작업한지 벌써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갯벌 작가로 잘 알려진 오무균 작가는 강화도와 서해안, 전라남도까지 여기저기 직접 다니면서 갯벌을 그린다. 그가 선보이는 갯벌 시리즈는 형태가 없는 올 오버 페인팅의 형식이다. 그래서 전체가 있어도 물론 그림이 되고 조각을 내어 봐도 그냥 갯벌인 그림이 된다. 누군가는 저 광활하고 텅빈 갯벌이라는 공간에 무엇을 그릴게 있다고 찾아가느냐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를 회화적으로 구현해낸다는 점에서 오 작가는 가히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장석원 미술평론가는 “이 조합은 현재 전주권 미술계의 관점으로 봤을 때 흥미롭고 중요하고 비중 있는 작가들의 전시로 꼽을 수 있다”며 “갈수록 미술시장의 파워에 흔들려가는 화단의 세태를 돌아볼 때 이 작가들의 작품은 심오하고 진지한 매력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7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고 지금껏 예술이라는 문제를 가슴에 품고 추구해온 각자의 내공이 각기 다른 색깔과 의미로 전달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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