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일자리 미스매칭 심화] (중) 위기의 뿌리산업
[전북 일자리 미스매칭 심화] (중) 위기의 뿌리산업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3.03.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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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농촌보다 일손이 부족한 곳이 중소기업입니다. 구인 등록을 해놓아도 지원자가 없어 직원 지인의 소개로 겨우 구인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역경제의 근간이자 든든한 버팀목인 뿌리기업이 최근 들어 인력난과 공공요금 인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전북도가 뿌리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도내 상당수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인력난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13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뿌리기업은 지난해 기준 873곳으로, 전년(681곳)에 비해 192곳(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조·금형·용접·열처리 등 기존 업종 6개에서 소재 다원화와 지능화를 위해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로봇, 센서 등을 추가해 지원 업종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미래경제를 견인할 원동력을 뿌리산업에서 찾겠다는 정부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수출 환경 악화가 제조업 불황으로 이어지고 고용 악화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뿌리산업 영위 업체의 영업이익은 4년 새 반 토막 난 데 이어 코로나19 장기화 속에서 어려움이 가중되는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가 도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채용동향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 기업에서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신입은 고사하고 업무 경력 및 전문 인력자도 구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퇴직자가 잇따라 발생해 인원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주의 한 제조업체 대표 A씨는 “현장에서 젊은 신입 직원을 구하기 힘든데 이는 뿌리산업을 3D직업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여건상 수도권 등에 맞춰 웃돈을 주기도 쉽지 않다”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경우 외국인 근로자를 근근이 고용했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졌다”고 털어놨다.

건설업 대표이사 B씨는 “인구가 감소하다 보니 건설 현장으로 나오는 인력들 자체가 매우 적다”며 “2년제, 4년제, 또는 전문계 고등학교 졸업자들이 건설 현장보다 공사·대기업·중견 쪽에 취업하다 보니 젊은 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고 말했다.

완주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C대표는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의 가파른 상승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C씨는 “이미 인건비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전기요금이 지속적으로 올라 지역 내 많은 풀뿌리 제조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 관계자는 “뿌리기업의 위기는 곧 경제 전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지역별 우수기업에 대한 홍보 및 신규인력 채용에 대한 지원으로 지역일자리 창출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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