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5만원에 함께하실 공주님 모십니다’…평범한 아르바이트인 척하는 신종 성매매 알선
‘시급 5만원에 함께하실 공주님 모십니다’…평범한 아르바이트인 척하는 신종 성매매 알선
  • 이규희 수습기자
  • 승인 2023.01.15 19: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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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급 5만원인 데다 테이블에 앉아서 술만 따르면 된대요. 수상해서 꼬치꼬치 물어보니 손님에 따라 신체접촉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정말 간담이 서늘했어요.”

 최근 구인구직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여성이라면 누구나 ok’, ‘시급 5만원 고소득 꿀알바’ 등이 적힌 구인 광고가 여럿 올라오면서 수능이 끝난 학생들과 방학을 맞은 대학생들을 유혹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광고 문구를 미끼로 평범한 아르바이트인 척 안심시켜 구인했다가 높은 시급과 보너스를 주겠다는 말로 은근슬쩍 성매매를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속기관들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실제 전북경찰청이 집계한 도내 성매매 단속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235건, 2020년 104건, 2021년 100건, 2022년 118건 등으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줄었던 집계 건수가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다시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본보는 이러한 문제점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구인구직 애플리케이션을 들여다 봤다.

 전주시 일대의 수많은 ‘여성우대 아르바이트’ 구인 목록 중 15일 오전 11시께 전주시 완산구의 한 술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시급 5만원에 함께하실 공주님 모십니다’는 문구였다. 또 ‘눈·코·입만 달려 있다면 외모 고민하지 말고 우선 전화를 달라’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둘러봐도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돼 있지 않았지만, 시급은 무려 5만원에 외모 고민이 필요하지 않다는 멘트까지 수상함을 지울 수 없었다.

 이곳 업체에 아르바이트를 문의하기로 했다. 이날 전화를 받은 업체 관계자는 다짜고짜 “나이가 몇 살이냐”, “술은 잘 마시냐”고 말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묻자 “손님들 옆에 앉아서 술을 따르고 대화도 하는 일이다”며 두루뭉술하게 답하곤 “더 설명할 테니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했다.

 이어 시급이 너무 높은 점을 질문하니 “술을 마시다 보면 손님에 따라 스킨십은 물론 2차(성관계)를 원할 수도 있다”며 “그런 일이 생기면 어쩔 수 없기 때문에 일단 돈을 많이 주는 거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신종 성매매 알선 구인 광고는 대부분 성매매 등 불법적인 행위와 관련된 용어를 제외하고 올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경찰 등 관련기관들 조차 이를 단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는 점이다.

 전북경찰 한 관계자는 “구인구직 애플리케이션 등 보편적인 아르바이트 사이에 숨어 구인을 올리는 식이라 제재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며 “이제 막 성인이 돼 미숙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학생들에게 어두운 손길을 뻗칠 우려가 커 최대한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규희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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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23-01-16 04:28:41
이분 기사 잘쓰는 것 같다 지난번에도 대출 광고 전단지 붙어있는 것 기사 쓰더니 이렇게 서민들 울리는 일들 많은데 눈높이에 맞는 기사같다 다른 정치 기사보다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