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글 중에서 한 번에 쓰인 글은 단 한 편도 없습니다. 수백 번 쳐줘야 옳게 한번 서는 팽이처럼 이렇게 바꾸고 저렇게 바꾸기를 반복합니다. 곤두서는 그 지점을 찾기 위해 식당 일이 끝나는 늦저녁에 독서실에서 중심 못 잡는 글을 채찍질했습니다. 글줄에 매여 몸에 핏물이 들어도 곤두서야 오래 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글 매질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휘청거리는 글을 곧게 세워 완성된 한 편은 그 휘청거림을 포함하고 있어 아름다웠습니다. 동중정과 정중동, 그 사이 소용돌이 속에 제 글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상처가 흉이 되는 세상에서 나의 상처가 나를 빛나게 하는 건 “글” 밖에 없다는 걸 가르쳐주신 심사위원님과 전북도민일보사에 감사드립니다. 나의 존경해 마지않는 찬란한 스승님들과 나의 솔깃한 문우 선생님들과 어쨌거나 감격스러운 나의 가족들 그리고 내 안에서 고집스럽게 웅크린 채 자라지 않는 11살짜리 계집아이에게 기쁨과 고마움을 전합니다.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