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가려움…현대인의 난치병 ‘아토피피부염’
참을 수 없는 가려움…현대인의 난치병 ‘아토피피부염’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11.15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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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현대 의학!! 하지만 우리를 괴롭히는 질병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특히 참을 수 없는 가려움 때문에 일상적인 생활이 불편하고 알레르기 때문에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현대인의 난치병, 아토피피부염이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피부과 남경화 교수로부터 아토피피부염에 관한 다양한 증상들과 올바른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아토피피부염이란?
 
 아토피질환은 아토피피부염 뿐 아니라 천식,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결막염 등이 포함된다. Atopi란 그리스어 atopos에서 유래된 말로, 천식에서 알레르기 과민반응의 발병기전이 “기이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을 반영해 1923년에 최초로 사용되었고, 1933년에는 가족력이 있는 환자에서 재발하는 습진성 피부질환에 아토피피부염이라는 진단명을 붙인 것이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천식이나 아토피피부염에서의 알레르기 과민반응의 발병기전이 “기이하고 이해하기 힘든 것”을 뜻한다. 단어의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아토피피부염은 다인자적인 병인 즉, 여러 가지 원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의 결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가려움과 연령에 따른 특징적인 병변의 분포 및 양상이 특징적이다.
 

 ■증상과 진단 

 피부가 붉고 가려우면 대부분 아토피 피부염이라고 생각하고 병원을 찾지만 진찰을 해보면 아토피피부염이 아닌 경우도 꽤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임상양상이 다양하고 진단을 위한 특이한 검사소견이 없기 때문에 임상 증상을 종합해 진단하게 된다.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에서 정한 한국인 아토피피부염 진단기준에 따르면 세 가지의 주 진단 기준 중 적어도 2개 이상과 14가지 부 진단기준 소견 중 네 가지이상의 소견이 있을 때 아토피피부염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그 중 중요한 주 진단기준만 소개를 하자면, 첫 번째는 가려움증이다. 두 번째는 특징적인 병터의 형태와 분포인데 2세 이하에서는 이른바 태열이라고 불리우는 얼굴, 몸통, 팔다리의 편부위에 병변이 있어야 하고, 2세 이상에서는 얼굴, 목, 팔다리의 굽힘부위에 병변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환자본인이 아토피피부염 외에 천식, 알레르기비염의 병력이 있거나 가족 중에 아토피피부염, 천식 또는 알레르기 비염의 병력이 있는 경우다.
 

 ■아토피피부염과 감별해야 하는 질환

 아토피피부염으로 오인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두드러기와 접촉성 피부염이다. 두드러기는 부풀어 오르는 팽진이라고 하는 특별한 피부발진으로 나타난다. 병변은 가렵고 매우 큰 크기로 부풀기도 하지만 빠르면 수 시간 내에 사라지고 지속되더라도 24시간 내에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접촉피부염은 아토피피부염과 비슷한 습진성 피부발진으로 나타나지만 발진의 모양과 크기, 위치, 분포양상 등을 확인하여 감별할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의 발생 원인 

 아토피피부염은 피부장벽기능의 이상, 면역체계의 이상,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잡하게 상호작용을 일으킨 결과로 발생한다.

 ‘피부장벽기능’은 쉽게 말해 피부의 각질층이 평소에 수분손실을 막아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고 세균의 침입에 대해서는 방어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그 기능이 손상되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고, 집먼지진드기나 알레르기 항원의 흡수나 민감화가 증가하고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이 증식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을 이해한다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장벽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보습 및 목욕법 등 평소 생활습관이 얼마나 중요할지 충분히 이해가 될 것이다.

 1) 샤워나 목욕은 미지근한 물로, 20분 이내로 시행한다. 2) 목욕 시 때를 밀지 말고, 비누사용은 2-3일에 한 번 하되, 약산성 비누가 좋다. 3) 목욕 후에는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도포하여 주시고 하루에 2회 이상 도포한다. 

 ‘면역체계의 이상’이란,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주로 T세포라고 하는 면역세포와 관련된 사이토카인이나 케모카인에 의해 피부염증반응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면역체계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아토피피부염과 관련한 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들이 최근 몇년 사이 승인되어 중증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효과를 보고 있고, 더 많은 신약 개발이 진행 중에 있다. 

 앞서 설명한 원인 외에도 아토피피부염은 유전적인 소인이 중요한 질환이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70~80%에서 아토피 질환, 천식, 알레르기비염 또는 아토피피부염의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부모 중 한명만 아토피 질환이 있을 때에는 아토피 피부염 발생의 위험도가 2-3배, 부모 두명 모두 아토피 질환이 있을 때에는 아토피 피부염 발생의 위험도가 3배-5배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대부분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음식조절이나 생활습관으로만 치료를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전문의의 진단을 통해 정확한 처방을 받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는 기본적인 경구약제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해서 가려움을 조절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완화시킨다. 항히스타민제는 종종 졸림이나 나른함과 같은 부작용을 경험하기도 하여 피부과약이 독해서 그렇구나 하고 착각할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은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회복되는 것이지, 몸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항히스타민제는 장기간 복용하여도 대개 내부장기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으니 의사와 상의 하에 드시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토피피부염을 효과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약제로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들 수 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무분별하게 사용하면 피부가 얇아지거나 모세혈관이 확장되는 부작용이 올 수 있지만, 적절히 도포하고 휴약 기간을 가지면 부작용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아토피피부염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걸림돌은 사실 스테로이드 부작용보다 ‘스테로이드 공포‘이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아토피피부염에서 필수적이고 기본적인 치료제제고, 스테로이드만큼 아토피피부염을 포함하는 습진성 피부염을 효과적으로 호전시킬 수 있는 약제는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하지만 많은 환자분들이 스테로이드가 무서워서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다가, 병증이 더 심해져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약제든 피부과 전문의의 상담과 관리 하에 현명하게 복용하거나 도포하면 부작용 없이 아토피피부염을 호전시킬 수 있다.
 

 ■남경화 교수 “아토피피부염, 정확한 검사로 개인에 맞는 적절한 치료방법 찾아야”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은 정말 복잡하고 여러 가지가 작용합니다. 흔히들 아토피피부염이 있으면 이것저것 음식을 피하라고 하고 그렇다보니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이 맘놓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다는 호소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주변의 이야기만 듣고 음식을 과도하게 제한하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물론 유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경우 성인보다는 음식알레르기를 동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특히 이유식을 시작하려는 영유아 아토피피부염 환아들은 음식 알레르기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우유, 계란, 땅콩, 콩, 밀 등의 노출을 최대한 늦추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해 보는 것을 권유합니다.

 특히, 소아시기부터는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현저히 없어지기도 하고 정작 아토피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검사를 해보면 음식알레르기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검사나 확진 없이 무분별하게 식이를 제한하다보면 성장이 부진하거나 영양결핍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원인 음식물이 있는지 여부와, 있다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병의원에서 피부단자검사 또는 특이 면역글로불린 IgE 검사 같은 혈액검사를 통해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물을 선별해 보시길 바랍니다.

 음식 외에도 집먼지진드기 뿐 아니라 꽃가루나, 풀, 동물털과 같은 흡입항원에 대해서도 검사를 통해 관련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에서 이러한 흡입항원에 대한 노출을 줄이려는 생활습관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특히,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분들은 침구류나 커튼을 자주 세탁하고, 카페트나 러그는 치워 집안에 두지 않으며, 자주 환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토피피부염은 만성적인 경과를 가지는 피부질환이기 때문에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환자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혹은 반복되는 재발에 지쳐 치료를 망설이거나 포기하고 계셨다면,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환자분에게 알맞은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셔서 건강한 피부를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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