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원무용단 아움, ‘단오장(端午粧)’… 여성의 시각에서 풀어낸 단오제의 조화와 순응의 의미
이해원무용단 아움, ‘단오장(端午粧)’… 여성의 시각에서 풀어낸 단오제의 조화와 순응의 의미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9.19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이 21일 오후 7시 30분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창작무용 ‘단오장(端午粧)’을 선보인다.

 ‘단오장’은 단오의 이야기를 고즈넉한 정중동의 미학으로 풀어낸 우리춤의 공연이다. 어느덧 중견 춤꾼으로 성장한 이해원(총예술감독·안무) 대표가 단오제를 맞는 여인의 마음, 이를 준비하는 여인의 자태, 조화와 순응에 이어지는 내면의 삶, 동시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슴 뜨거운 이야기들을 그림처럼 고운 빛깔로 무대 위에 펼쳐낸다.

 작품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그리고 총 4장으로 구성된다.

 여기, 정제된 여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좌종을 머리에 올리고 그것을 떨어뜨리지 않게 절제된 걸음과 단정한 옷매무새를 하고 있는 이들이다.

 이번 공연에서 단오장(端午粧)은 비단 치장을 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해원 안무가는 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틀에 갇혀 살아가야 하는 여인의 내면의 닫힌 창을 조심스레 열어보이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윽고 신에게 올릴 술을 담그며 시작되는 단오제. 여인들은 단오제에서 창포를 삶을 물로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씻으며, 창포 뿌리를 깎아 붉은 물을 들여서 만든 비녀를 꽂는다. 오늘이 전부인 것처럼 해방을 맞은 여인들의 춤사위가 뜨겁다. 이내 여인들의 발걸음은 푸른 초원으로 향하고 자유롭게 거닐면서 삶의 의미를 곱씹는다. 가족의 안녕과 풍년, 태평성대를 축원하면서도 그 내면엔 여인으로서의 기원도 분명 자리하고 있었을 터다. 그 붉은 비녀가 한 소녀에게 전해지며 여이들의 춤사위는 마무리 된다.

 이해원 대표는 “한국무용을 전공하다보니 평소 우리의 역사를 소재로 끌고 갈 수 있는 작품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해왔는데 과거 전주에서 매우 유명했다고 전해지는 단오제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면서 “그중에서도 단오제가 임금이 지정한 공식적인 여성의 집 밖 외출이라 할 정도고 속박되고 정제된 삶을 살아갔던 여인들에게 자유, 해방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고 공연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해원무용단 아움은 창작무용에서 신무용, 우리 전통춤에 이르기까지 아우르는 의미를 담아 2006년 창단했다. 다양한 움직임의 언어를 찾는 자유로운 창작작업에 중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 한국무용 단체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