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림 정향자 개인전…매체와 매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로 전통문인화의 현대미술 확장
예림 정향자 개인전…매체와 매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로 전통문인화의 현대미술 확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8.04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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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림 정향자 작가의 개인전이 16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린다.

 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전통문인화와 현대문인화의 경계에 선 수묵과 혼합매체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서예와 수묵, 전통문인화에 30여 년 이상을 전념해 왔던 정 작가는 전통적 차원과 기법으로서의 여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업에 집중해 왔다. 수묵화의 현대미술로의 변용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묵에 다양한 재료와 표현기법을 융합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

정향자 작 - 자연(10)_64x64cm, 한지에 석채, 혼합재료

 그는 지난 2016년 석사학위 청구전에 즈음해 한지에 먹을 칠하고 그 위에 다양한 혼합재료를 사용해 강한 색채를 올리는 방식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먹이 한지에 스며들고, 그 위에 채색을 하면 종이와 먹이 추가로 채색 안료와 서로 끌어당기고 스며들고 혼합함으로써 새로운 색이 발현되는 놀라움을 작가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해석하며 확장된 예술언어를 보여준 것이다.

 정 작가는 한지, 먹, 한국화 물감, 석채, 분채로 배경을 채색하고 그 위에 문인화 기법의 형상을 배치한 후 옻칠로 코팅 마무리한다. 석채는 색깔 있는 천연 광물질을 빻아서 만든 안료로 변색하지 않으며, 투명하고 품위 있는 색에 광택까지 얻을 수 있어 훌륭한 회화 매체가 된다. 작가가 즐겨 사용하는 옻칠은 다른 물질과의 결합성이 뛰어나 여러 물질을 화폭에 담을 수 있어 작업의 스케일을 키우고 독창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렇듯 매체와 매체를 넘나드는 크로스오버는 동시대 융복합의 흐름과도 맥을 함께하며 반영된 것으로 이해되어 질 수 있다.

정향자 작 - 자연(15)_130x130cm, 옻한지에 수묵, 석채<br>
정향자 작 - 자연(15)_130x130cm, 옻한지에 수묵, 석채

 크로스오버에 대한 열망은 현대미술의 메카라 불리는 독일 베를린 레지던시프로그림에 참가하면서 더 커졌다. 정 작가는 베를린이라는 도시에 체류하면서 문인화가 현대미술로 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탐구했다.

 형상에 있어서 매화와 산수를 놓지 않고 있다. 매화로 선, 형, 색의 경지를 확장하며 현대성을 접목한다. 정 작가의 매화는 선비의 청아함과 고결함, 꿋꿋함 등이 요구되던 당대 풍조의 반영을 넘어 차별되는 지점이 있다.

정향자 작 - 자연(16)_130x130cm, 옻한지에 수묵, 석채, 혼합재료<br>
정향자 작 - 자연(16)_130x130cm, 옻한지에 수묵, 석채, 혼합재료

 정 작가는 “베를린 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에서 발표한 수묵 퍼포먼스는 수묵화의 변혁의 중심에 서고 한국문인화가 현대미술의 변환 가능성을 제시하는데 큰 동기부여를 하였다”면서 “채색 작업에서 한지에 먹과 채색 매체가 스미고 침투하며 서로 잡아당기는 맛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 작가는 예원예술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여덟 번의 개인전과 기획초대, 단체, 정기전, 아트페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다. 현재 예원예술대학교 교양학부 객원교수, 전북대 평생교육원 등에 출강하고 있다. 한국미협,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진묵회, 소묵회, 예묵회, 한국디자인캘리그래피 회원이며, 예림화실을 운영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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