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 활동가 이현우 씨가 기록한 동물권의 민낯…‘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동물권 활동가 이현우 씨가 기록한 동물권의 민낯…‘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8.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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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권 활동가 이현우 씨가 쓴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걷는사람·1만6,000원)’은 멀게만 느껴지는 학문 속 동물권이 아닌 일상 속 사례들을 통해 우리 곁 동물권의 민낯을 기록한 책이다.

 이 씨는 육식을 좋아하는 청년이었지만 2020년 5월, 반려견 ‘똘이’와의 이별을 계기로 다른 삶을 살기 시작한다. 똘이의 죽음, 그리고 길고양이 헬씨와의 운명적인 만남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강아지와 고양이에게서 느낀 감정은 다른 동물에게로 확장되었으며,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다른 동물을 차별하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똘이’의 눈으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분명히 생명 존중의 삶을 살고자 시작한 채식이건만, 저자는 불편했고, 갈등했으며, 끊임없이 고민했음을 이야기한다. 채식을 시작하고서 인간의 모순성을 발견하는 게 일상다반사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육식을 줄이자는 생각과 실천이 중요하다는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어차피 우리 삶은 충분히 모순적이고 우리 사회도 그렇다. 모순은 떠안아야 한다. 완벽한 육식주의자가 될 바에 차라리 모순적인 채식주의자가 되자. 우리는 모순을 떠안겠지만 덜 폭력적이고 지구에 덜 해로운 식사를 할 수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험한 채식주의의 과정을 여과 없이 소개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채식과 연결된 동물권을 함께 이야기하고, 동물 착취의 현실을 고발하며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그려낸다.

 그의 발걸음은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는 거대한 축산업 시스템을 향해 천천히 나아간다. 그의 걸음은 도살장과 수산시장, 생추어리(sanctuary, 위급하거나 고통스러운 환경에 놓여 있던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구역) 등으로 이어져 결국 인간 중심주의에 맞서는 동물 해방운동에 가닿는다.

 저자는 채식을 하고 동물권 글쓰기를 하는 작업이 “종간(種間) 차이를 차별로 연결 짓는 사회에서 종간 같음을 발견하는 작업이자, 종내 다름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작업”이었다고 고백한다. 이어 “더 나은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인간동물과 비인간동물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만고불변의 진리.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 덕분에 세상은 더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전북 무주에서 태어났다. ‘헬씨’와 ‘똘이’를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동물권 활동을 시작했다. 작고 약한 존재들의 삶과 터를 알아 가는 과정을 배움이라 여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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