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미술관 기획초대 현초 이호영의 ‘시, 수묵에 스며 번지다’전
청목미술관 기획초대 현초 이호영의 ‘시, 수묵에 스며 번지다’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6.2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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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를 수묵으로 감상

 시(詩), 서예(書藝), 수묵(水墨)의 융복합 작업에서 발현되는 서(書)의 기운이 감동을 전한다.

 (재)청목미술관은 7월 4일까지 현초 이호영 초대전 ‘시(詩), 수묵(水墨)에 스며 번지다’를 열고 있다.

 현초는 한국의 명시 중 23편의 시를 선정해 서(書)와 수묵(水墨)으로 형상화한 작품 23점을 남겼다. 이번 전시를 위해 여러 달 전부터 우리 한국의 명시 및 국민 애송시를 연구하고 수집했다. 문학적 시 감수성, 서예의 기를 담은 필력, 수묵의 조형적 역량 등이 최고의 수준으로 갖추어져 있기에 가능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현초 이호영 작 - 기형도 빈집_53x57cm_한지에 먹
현초 이호영 작 - 기형도 빈집_53x57cm_한지에 먹

 이번 작품을 위해 선정된 시는 천상병의 ‘귀천’,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힌(흰) 당나귀’, 서정주의 ‘자화상’, 윤동주의 ‘별 헤는 밤’과 ‘서시’ 등 23편이다.

 ‘서시’에서는 굵고 힘찬 필치가 주는 기운이 힘겨운 이 시대에도 필요한 의연한 다짐이 되고, ‘귀천’에는 새벽빛, 노을빛, 이슬과 구름과 이 세상 소풍 아름다웠더라고 답하는 메아리가 있다.

 김광림의 ‘산’에는 눈 내리는 가야산의 고요와 종교적 깊이, 그 오묘한 깨달음의 경지가 회화와 필획을 혼합한 독창적인 형상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현초 이호영 작 - 마종기 바람의 말_54x65cm_한지에 먹
현초 이호영 작 - 마종기 바람의 말_54x65cm_한지에 먹

 현초는 서예와 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필획의 기운, 조형의 미감, 그리고 시적 형상화의 의미라는 세 가지를 모두 모아 뜨거운 감동을 주는 데 성공한다.

 이호영 작가는 “이제 칠순을 눈 앞에 두니 하루 해가 짧음이 새삼 아쉽기만하다”며 “이번 전시는 깊고도 넓게 뿌리 내려진 서의 기운을 회화적 영역으로 끌어내고자 하는 첫걸음이다. 시작이 반이니 나머지 반은 뚜벅뚜벅 황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려한다”고 말했다.

현초 이호영 작 - 천상병 귀천(歸天)_50.3x76.7cm_한지에 먹
현초 이호영 작 - 천상병 귀천(歸天)_50.3x76.7cm_한지에 먹

 김순아 학예실장은 “서예가 동시대의 대중에게 다가가 공감을 얻어내는 유연한 길의 모색이 절실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넓고 깊은 서(書)의 세계에서 필획의 운용을 통달한 현초 선생의 이번 전시는 대단히 시의적절하고 유의미한 실험적 작업이요 전시라 할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현초 이호영 작가는 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과 무주, 대전, 전주 등에서 일곱 번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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