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정치 인생 마무리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 발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았다”
16년 정치 인생 마무리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 “전북 발전 위해 모든 열정을 쏟았다”
  • 남형진 기자
  • 승인 2022.06.26 19: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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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9일 송하진 도지사가 소박한 퇴임식을 통해 전북도청 직원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16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게 된다.

송 지사는 행정 관료 출신으로 전주시장 8년과 전북도지사 8년 동안 전주와 전북 발전, 전주시민과 전북도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아낌없이 열정을 불태웠다.

산업 기반도 열악하고 인구도 적은 전북, 가난한 집 가장 역할을 해오면서도 송 지사의 꿈과 목표는 항상 전북발전이었다.

항상 전북 안에서 실현 가능한 돌파구를 찾았던 그는 현실적으로 잘할수 있는 일들을 찾아 지역 발전의 디딤돌로 삼았고 그런 내발적 발전 역량을 극대화해 외생적 발전 전략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옥마을에서 탄소와 수소산업을 통한 전북 산업지도의 대전환

전주시장 시절 추진한 전주한옥마을 명소화 사업과 탄소산업은 송하진 표 ‘내발적 발전’의 출발점이었고 도지사 송하진을 만든 원동력이 됐다.

전주한옥마을과 한스타일 사업은 연간 천만 관광객 도시 전주의 위상을 한단계 올려놓았고 대기업 효성과 함께 개척한 탄소산업은 대한민국 탄소산업의 출발점이 됐고 전북 미래 대표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송 지사는 도지사 취임 이후 탄소소재법 제정을 주도해 국가 주도 탄소산업 육성 발판을 마련했고, 법 개정을 통해 탄소산업의 총괄 거점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을 전북에 안착시켰다.

이를 토대로 낙후된 지역 산업지도의 대전한을 이끌어냈다. 전북의 기술력과 연구개발 기능 강화를 시작으로 전북연구개발특구와 군산강소특구, 친환경차 규제자유특구 등 R&D기반을 만들었다.

농촌진흥청 이전과 농생명 SW융합 클러스터 추진 등 농생명산업의 연구기능 강화는 물론 전국 유일의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 확정과 확장 현실 소재부품장비 개발지원센터 유치 등 신기술 선점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새만금 개발 가속도, 국제공항 확정 등 교통 트라이포트 구축.

새만금 개발에 구체성과 가속도를 붙인 것도 송 지사의 열정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50년 숙원이었던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을 확정해 공항오지 전북의 역사를 종식시켰고 항만과 철도, 도로 등 이른바 교통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해 내부개발의 동력을 마련한 점은 특히 큰 업적으로 평가된다.

또한 새만금 개발공사 설립과 새만금 개발청 군산 이전으로 새만금 개발을 주도할 행정체제를 정립했을 뿐만 아니라 군산, 김제, 부안이 참여하는 새만금 권역 행정협의회를 구성해 상생합의안 도출 등 갈등 해결의 장을 꾸린 점도 중요한 성과다.

환경생태용지 2단계 사업 추진,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등 내부개발이 본격화되고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사업이 추진되면서 SK컨소시엄 2조원 투자와 GS글로벌 새만금 특장차센터 구축 등 대기업의 투자도 이끌어냈다.

▲재생에너지통한 탄소중립 이슈 선점과 전북 농업의 대변신 유도

송 지사는 재생에너지 산업으로 글로벌 화두가 된 탄소중립 이슈도 선점했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비전을 선포해 새만금을 풍력,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의 메카로 육성했다. 새만금에서 생산된 대체에너지를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생산 클러스터 조성과 전국 최대 규모 완주 수소충전소 준공,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 유치 등 수소경제 기반도 구축했다.

전북 농업의 대변신은 송 지사가 강조해 온 삼락농정의 결실이다.

농민이 농정의 주체가 되는 삼락농정위원회를 출범시켜 협치를 통해 전국 광역 지자체 최초로 농민공익수당을 지급했을 뿐만 아니라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를 시행했다.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전국 최초 그린 바이오 벤처캠퍼스 조성사업을 유치, 종자와 식품, 미생물·농기계·첨단농업 등을 연계한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 사업을 추진했다. 국내 최초로 김제스마트팜 혁신밸리와 식품전문산단 국가식품클러스터도 준공했다.
  

다음은 송하진 도지사와 일문 일답 

▲16년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도민들에게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도지사의 소임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정치인으로서의 여정은 막을 내렸지만, 전북인 송하진이 해야 할 일, 가야 할 길은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전북인으로서 전북의 미래와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민선 6기와 7기 전북도정에서 기억에 남는 성과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국가적 전략산업 위치에 이른 탄소산업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역에서 시작한 산업이 국가산업이 되고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하는 전략산업이 되었습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거의 유일무이한 사례입니다. 특히 탄소섬유는 고강도 초경량이라는 소재 특성상 우리 도의 전략산업인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자동차, 조선산업,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돼 있어 향후 부가가치 창출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립을 비롯한 교통 기반시설 구축도 기억에 남습니다. 2028년이면 새만금에서 국제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 인입철도와 신항만 등 새만금과 외부를 잇는 모든 길을 열어두었습니다.

전라감영복원과 가야·후백제 역사 복원과 같은 역사문화 세우기를 통해 자존 의식을 고취시켰고, 전북 몫 찾기를 통해 소외됐던 예산, 인사, 정책 등의 불균형을 해결한 점도 기업에 남습니다.

▲정치 인생 16년 동안 가장 아쉬웠던 일은 무엇입니까?

전주-완주 통합과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입니다. 특히 두번 도전했던 전주-완주 통합이 무산됐을때는 정치를 하면서 처음으로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광역시 하나 없는 지역 상황에서 지역발전의 중요한 동력을 놓친 일이 너무나 아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습니다. 전주-완주 통합을 비롯해서 행정통합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지방소멸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진지하게 고민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지역 정치인들이 정말 전북발전이라는 목표만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선에서 패배했습니다. 전북에서도 공천 잡음 등으로 투표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지역 정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었다는 평인데요.

코로나로 거대한 전환이 이뤄졌습니다. 정치 담론도 대전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우리 정치는 지금까지 자유와 정의, 민주, 진리, 평화와 같은 거대 담론 위주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도민들은 거대 담론보다는 편안한 일상, 소소한 행복을 더 중요한 삶의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추상적 이념 정치, 행정 시대에서 구체적 생활 정치, 행정 시대로 변화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치는 정치를 거대한 이념적 가치 실현을 위한 주체로 보고 조직과 시스템을 마치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기제라고 여기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스템은 가끔 혹은 아주 자주 인간의 악의를 감추고 포장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기계적 공정의 결과로 악의를 실현하는 시스템이 아닌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시스템에 스며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거대한 담론적 가치보다는 구체적 삶의 현장을 가꿀 수 있는 정치, 행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40년 공직 생활을 마치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논어의 첫 부분은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2,500년 전부터 배움은 중요한 일이었다는 얘기고, 왕도와 정치를 논하던 공자가 가장 강조한 게 학습입니다.

정책은 인간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한 끊임 없는 문제 해결의 과정입니다. 정책을 좀 더 그럴듯하고 바람직스럽게 만들어가려면 당연히 공무원이 인간사회에 대해 끝없이 공부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배움의 범위는 끝이 없고 방법 역시 한계가 없습니다. 공무원이 공부하는 만큼 전북은 달라집니다. 어느 순간이든, 어디에서든 공부하고 배우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퇴임 후 일상과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퇴임후에도 전주에서 지낼 계획입니다. 거처는 시내에 이미 마련했고 산책도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도민들도 만나고 싶습니다. 바쁘게 일할 때에도 일부러 차에서 내려 도심을 걷곤 했는데 이제 유유자적하게 걸을 수 있고 도민과 만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도지사 시절에 추진한 천리길도 여유롭게 둘러볼 생각입니다. 신정일 선생이 길동무를 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공부도 꾸준히 하고 글도 쓰고 글씨도 쓰려고 합니다.

지난 40년 전북을 위해서 일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긴 시간 동안 아낌없이 응원해주신 도민 여러분께 다시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도민 여러분이 계셨기에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었고, 어떤 어려움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도민 여러분 곁에서 내 고향 전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입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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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ㄹ 2022-06-26 22:24:54
다른지역은 날았는데. 전북도만 걸어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