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영화의 도시 전북은 오늘도 촬영중…영화와 드라마에서 봤던 ‘그곳’ 바로 여기였구나!
[설 특집] 영화의 도시 전북은 오늘도 촬영중…영화와 드라마에서 봤던 ‘그곳’ 바로 여기였구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1.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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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세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유명 여행지로 떠나기는 불안하다. 그래도 ‘집콕’만 하고 있기엔 돌아오는 설연휴가 아쉽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여행을 즐기며 한 해를 설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드라마와 영화 속 배경에 등장하는 그곳, 전북의 숨은 관광지는 어디에 있을까? 로케이션 장소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자.

 ▲광활함의 끝판왕 새만금·시간이 멈춘 도시 군산

 새만금의 지평선과 광활함은 이국적인 느낌을 내거나 시대를 초월하는 장면을 연출하기에 최적화된 야외촬영지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해외에서도 새만금에 대한 관심과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이미 많은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 이 같은 새만금의 분위기가 십분 활용되었다.

 영화 ‘백두산(2019)’의 백두산 화산 폭발 장면은 새만금에서 촬영됐다. 쏟아지는 백두산 화산재에 종잇장처럼 무너지는 건물들과 잠수교를 집어삼킨 강물 등 영화 속 장면은 최첨단 시각특수효과를 입힌 결과물이다.

 넷플릭스의 대표 시리즈 ‘킹덤2(2020)’는 부안영상테마파크와 전라좌수영세트장에서, ‘킹덤: 아신전(2021)’은 새만금 일대에서 촬영됐다. 킹덤 시즌1.2가 조선 왕실을 중심으로 그려졌다면, 아신전은 압록강 일대 북녘 땅이 주 무대를 이뤄 새만금이 최적지였다. 북방의 이미지를 묘사하는데, 잡초와 갈대뿐인 황무지인 새만금 간척지 만큼 탁월할 곳도 없었다. 파저위 무리가 말을 끌고 내달리던 벌판과 아신(전지현 분)이 홀로 누비던 갈대숲도 모두 배후도시용지와 농생명용지에서 주로 촬영됐다.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2019)’의 명장면도 새만금에서 가능했다. 장만월(이지은 분)의 과거 회상 장면으로 사막에서 말을 탄 무사들에게 쫓기고 격투하는 씬은 군산 새만금 방조제에서 찍었다. 대본에서처럼 중국 황야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장면이다.

 ‘타짜’,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이 촬영된 군산 또한 영화촬영지로 유명세를 탄지 오래다. 마동석·박정민·정해인이 출연한 영화 ‘시동(2019)’은 군산 자체가 배경인 작품이다.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이 엄마의 잔소리를 피해 집을 나온 후 시외버스를 타고 계획도 없이 도착한 곳이 바로 군산. 허름한 중국음식점에서 배달일을 하게 되는 택일이 성장해나가는 모습이 소소한 동네를 배경으로 그려진다.

 ▲아름다운 영상으로 사랑이 꽃피는 남원

서도역은 남원시 사매면에 있는 작은 간이역이다. 소설 ‘혼불’의 배경지이자 주변 풍경이 아름답기로 정평이 나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폐역인데, 간이역 특유의 감성이 녹아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증샷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많은 작품중에서도 드리마 ‘미스터 션사인(2018)’이 단연 인기였다. 아름다운 영상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것이다. 애리(김태리 분)가 군복 입은 유진초이(이병헌 분)을 처음 만나는 장면을 비롯해 구동매(유연석 분)의 총을 맞은 이가 애신이 아니길 바라며 철길을 막고 애신을 기다리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영화 ‘간이역(2021)’은 기억을 잃어가는 남자와 삶의 마지막을 앞둔 여자의 사랑을 그려낸 멜로 영화다. 승현(김동준 분)과 지아(김재경 분)가 우연히 재회해 사랑을 키워나가는 중심 장소로 서도역이 활용됨은 물론, 켄싱턴 리조트, 승화원, 모던 카페 등 남원 곳곳이 필름에 담겼다.

 ▲영화 촬영 명당이 모여있는 고창

 메밀꽃이 장관을 이루는 공음면 학원농장, 거칠게 다듬은 자연석으로 쌓아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돼 많은 영화 감독들이 사랑하는 고창읍성, 조용하고 곧게 뻗어 있는 대나무가 매력적인 맹종죽림까지. 영화촬영 명당이 모인 고창은 오래전부터 각종 영상물 촬영지로도 유명세를 탔던 고장이다.

 최근에는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드라마 ‘녹두꽃’이 고창읍성, 선운사 등지에서 촬영됐고 영화 ‘사도’도 고창에서 주요 장면을 촬영했다. 천만 관객이 든 ‘왕의 남자’에도 맹종죽림에서의 촬영 장면이 나온다.

 또 어떠한 영화들이 고창을 거쳐갔을까?

 세계가 사랑하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2017)’에서 옥자(돼지)와 미자(안서현 분)의 행복한 숲 속 장면은 선운산에서 완성됐다. 많은 작품을 전북에서 촬영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자산어보(2019)’도 고창읍성을 거쳐갔다.

 한글을 사랑하게 만든 영화 ‘말모이(2018)’의 주요 장면도 고창에서 촬영됐다. 우리말 사전 자료를 지키다가 죽은 김판수(유해진 분)의 아들과 딸이 조선어악회 회장 류정환에게 받은 우리말사전의 책장 사이에서 아버지의 편지를 발견하는 마지막 장면이 고창 대성고에서 완성됐다.

 ▲사극 속에서 꾸준히 빛난 전주

 경기전과 전주향교가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 각광을 받으며 전주한옥마을은 사극 속에서 꾸준히 빛났다. 이들 장소는 사계절 내내 멋진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평으로, 최근에는 드라마 ‘연모’와 ‘옷소매 붉은 끝동’이 인기 속에 방영되면서 또 한번 관심을 받았다.

 그동안 경기전에서는 1990년대 후반 드라마 ‘용의 눈물’을 비롯해 ‘황산벌(2003)’ ‘궁(2005)’ ‘궁S(2007)’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역린(2013)’ ‘미스터션샤인(2018)’ ‘더 킹 : 영원의 군주(2020)’ 등이, 전주향교에서는 ‘YMCA야구단(2002)’ ‘성균관 스캔들(2010)’, ‘구르미 그린 달빛(2016)’ 등의 사극 뿐 아니라 다채로운 작품이 꾸준히 촬영됐다.

 전주생태동물원도 근래에 환영받고 있는 로케이션 장소 중 하나다. ‘미스터주:사라진 VIP(2020) VIP 판다 경호원 태주(이성민 분)이 동물들의 말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뜻밖의 사고 장면과 판다 경호 장면 등 영화 초반의 주요 장면이 동물원 잔디광장에서 촬영됐다.

 ‘해치지 않아(2020)’는 위기의 동산파크를 살리기 위해 파견된 태수(안재홍 분)과 동물원 식구들의 위장근무의 배경 동물원으로 등장했다. 북극곰이 콜라를 마시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그런가하면 ‘제16회 오사카 아시안 영화제’도 주목한 ‘태어나길 잘했어(2020)’는 100% 전주 로케이션 작품이다. 다락방이 매력적인 주인공 춘희 집은 노송동의 사철나무집, 춘희가 노숙자를 만나는 곳은 한벽당 터널, 경기전과 전주동물원 등 전주의 구석구석이 담겼다.

 

김미진 기자, 도움말 = 전주영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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