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 <113> 차의 길16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 <113> 차의 길16
  • 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 승인 2021.11.28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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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수한 품질의 차는 어떤 차이며 어떻게 결정되는가. 차의 품질은 찻잎의 외형, 우려진 차의 색, 향기, 맛 등에 의해 결정된다. 찻잎은 외형에서 크기와 모양이 균일해야 하며, 색상은 윤택해야 한다. 우린 찻잎의 상태도 균일해야 한다. 또한, 차의 맛과 향기 그리고 색의 조화 또한 매우 중요한 차품(茶品)의 구성요소가 된다.

  우린 찻물은 색과 향기와 맛이 조화로워야 하는데, 찻물의 농담(濃淡), 색의 맑고 깨끗한 정도가 중요하고, 세부적으로는 맛의 조화, 농도와 지속성, 부드럽고 순한 정도, 불쾌한 맛의 유무가 차 맛의 품질 구성요소로 평가 된다.

  차의 맛과 향은 찻잎 속에 함유된 성분들의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특유의 향미를 드러낸다. 이러한 연유로 차를 마실 때 우려내는 방식이 다양한 것이다. 차를 우릴 때는 차의 종류, 물과 온도, 우린 시간, 찻잎의 양과 모양, 다기 등에 의해 차의 맛은 각양각색으로 달라진다.

  차는 생엽 자체의 향기 물질과 가공방법에 따라 생성되는 휘발성 향기 성분이 있다. 찻잎에 있는 각종 아미노산과 폴리페놀, 휘발성 화합물의 함량 비율에 따라 맛과 향기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이 차의 특성과 품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구성 성분이다. 차나무의 품종과 재배환경인 토양과 기후, 제다방법 및 보관방법에 따라 품질이 결정되기도 한다.

  차의 효능이나 맛과 관련된 성분은 생엽 자체에 함유된 탄닌류, 카페인, 아미노산, 엽록소 등과 방향성 향기 성분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차의 품질을 좌우한다. 국가별, 지역별 차의 종류가 다르지만 우수한 품질의 차라면 차의 본래의 기능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우선 차를 우리는 물의 온도만 해도 국가 간에 차이가 있다. 물론 이는 선호하는 차의 종류와 이에 따른 제다방식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녹차를 주로 마시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경우, 중국은 높은 온도에서 차를 우린다. 한국의 경우 차의 종류에 따라 높은 온도의 물에서 우리거나 끓인 물을 식힌 후에 차를 우린다. 일본의 경우는 차를 우리는 물의 온도가 비교적 낮다. 물의 온도 만이 아니라 물과 찻잎의 양, 우리는 시간 등에도 차이가 있다.

  일본의 다성(茶聖) 센노 리큐(1522~1591)는

 

  “다도는 단지 뜨거운 물을 끓여 차를 만들고 그것을 마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다.”

 

  센노 리큐의 말처럼 차를 마시는 일은 단순한 것이다. 차와 물을 잘 다뤄 맛있게 마신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이요. 차를 준비하기 위해 너무 번잡한 다구와 의미를 부여한다면 차의 진정한 맛을 잃을 것이다. 차는 단지 물을 끓여 차를 만들고 마시는 것에 불과하다.

  차를 잘 우리기 위해서는 물의 선택과 물의 온도와 시간, 찻잎과 물의 양을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과거의 선인들처럼 눈이 녹은 물과 좋은 약수를 찾아 차를 만들 수 없다. 대기가 오염되어 믿기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바쁜 스케쥴상 좋은 물을 구하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물맛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기호문제이지만, 차를 우리기 위한 물이라면 미네랄이 남아있는 물이 좋다. 수돗물의 경우 유기화합물과 불쾌한 냄새를 제거 해주는 정도이면 좋을 듯하다. 정수기를 사용한다면 여과 기능이 좋아야 할 것이고 생수도 좋다. 물은 너무 부드러운 것보다는 미네랄이 균형을 이루고 불쾌한 맛과 냄새가 없는 것으로 선택하면 될 것이다. 잠시 짬을 내어 한잔의 맛있는 차를 손수 우려 보자.

/ 글 = 이창숙 원광대학교 초빙교수
 

 ※이창숙 칼럼 ‘차의 맛, 소통의 맛’은 격주 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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