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정국 지선후보 ‘현수막 정치’
코로나19 장기화 정국 지선후보 ‘현수막 정치’
  • 전형남 기자
  • 승인 2021.10.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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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상황의 장기화로 비대면 선거운동이 새로운 정치 풍속도를 낳고 있다.

내년 6·1 지방선거 후보들이 내건 현수막의 ‘한줄 문구’가 정치미학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 같으면 어지럽게 내걸린 정치 현수막들이 유권자들의 비난 대상이었지만 코로나19 정국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내년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현수막이 지선 후보 정보에 목말라 하는 유권자들과 유일한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지선 후보의 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60대 이상의 장년·노년층은 사정이 다른게 현실이다.

내년 지선에서 전주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A 후보는 “지선 출마를 알리고 유권자들에게 정치 철학, 향후 목표를 밝히기 위한 수단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추석 연휴동안 지선 출마여부가 불투명했던 후보의 경우 현수막 설치 유무에 따라 시민들에겐 지선 출마 후보군으로 인식됐다.

현수막이 지선 출마를 유권자에게 알리는 신고식 성격을 띄게 된 것이다.

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과 최도식 전 청와대 행정관이 현수막 설치를 통해 전주시장, 정읍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 대표적 사례다.

정읍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 9월 말 공직을 사퇴한 최 전 행정관은 지난 3일 개천절을 맞아 ‘정읍시민이 원하는 하늘을 함께 열어가 가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통해 사실상 정읍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또 지난 추석 연휴를 틈타 전북 14개 시·군 전지역에서 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들이 현수막을 내걸었다.

현수막 설치 유무에 따라 출마 여부가 결정되고 있는 것은 경제적 비용과 무관하지 않다.

내년 장수군수에 출마를 염두에 둔 모 인사는 “SNS와 달리 현수막 설치를 위한 경제적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결국 현수막 설치는 지선 후보의 출마 의지 시험대 성격이 있다”고 전했다.

현수막을 통해 자신의 정치 철학과 향후 계획을 밝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차기 전주시장 출마에 나선 유창희 전 도의회 부의장과 조지훈 전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은 현수막에 내건 한줄 문구에서 향후 전주시정 운영은 경제 활성화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전주시장에 출마할 예정인 백순기 전 전주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시민 생활 안정에 무게를 둔 문구로 자신의 시정 운영 방향을 어필하고 있다.

우범기 전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감성적인 측면에 호소하고 있다.

우선 유 전 부의장은 ‘응원합니다. 소상공인 여러분’이라는 현수막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위로하면서 30대 성공한 경제인임을 강조하고 있다.

조 전 원장도 ‘추석이다! 경제야 힘내라’라는 문구를 통해 경제통상진흥원장 근무 이력을 앞세워 전주시 경제 회복 적임자임을 은근히 내비추고 있다. 우 전 정무부지사는 ‘보고 싶은 얼굴이 있습니다’라는 감성적인 문구로 전주시장 출마를 알리고 있다. 전주시에서 30여년의 공직생활을 한 백 전 이사장은 ‘코로나 19로 지친 전주시민 여러분! 안전하게 보내세요’라며 정치적 수사를 피하고 전주시민의 안전을 생각하는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전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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