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축산농장이 돈도 더 번다
깨끗한 축산농장이 돈도 더 번다
  • 최재용 정읍 부시장
  • 승인 2021.07.01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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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축산 관련해 여러 인증이나 제도 중에 요즘 특히나 중요시되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 제도가 있다. 축산농가 스스로 축사 내외부를 깨끗하게 관리하고 악취발생을 최소화함으로써 농가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축산물을 생산하고, 지역주민과는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정부가 2017년부터 시행하는 제도이다.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정부가 정한 몇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축산악취 최소화에 매우 중요한 축사내 분뇨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분뇨 처리 과정상 악취 방지 차단시설과 관리를 어느 정도하고 있는지, 축사 주변 정리정돈은 어떠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흔히 시설이 괜찮은 축산농가나 지정받을 수 있거나, 값비싼 시설비를 투자해야 가능하다 생각하기 쉬우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허름한 축사일망정 깨끗하게 쓸고 닦고, 가축을 자식처럼 돌보는 농가라면 된다. 여기에 이웃을 위해 어떻게 하면 냄새를 적게 할까 고민이 담기면 될 것이다. 농가의 성실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다.

현재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된 곳은 전국적으로 3,774개 농장이다. 이중 우리 도에는 전국의 20% 수준인 747개 농장이 지정되어 있다. 올해는 신규로 264개 농장을 지정하여 연말까지 1천개 농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축종에 비해 축산악취가 큰 양돈농장을 더 지정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오랜 기간 우리 농촌에서는 함께 힘들게 살아가는 축산농가의 고달품을 잘 이해하기에 인내하며 지내왔다. 하지만 점차 축산 농장의 숫자가 많아지고 사육두수가 늘어가면서 어느덧 인내심의 한계에 온 듯 같다. 또 기존 마을에 귀농귀촌이 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가지나 주거단지가 들어서면서 축산 악취가 예전보다 훨씬 민감해지기도 했다. 기존에 축산업을 영위해오던 농장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선후가 어찌 되었든 농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최근 깨끗한 축산농장은 농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의 하나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축사 내 악취가 낮아지면 당연히 돼지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생산성도 올라가는 것이다. 실제 축산악취가 심한 농장과 잘 관리되고 있는 농장의 돼지를 보면 더욱 실감이 간다. 흔히 돼지는 더러운 곳을 좋아하고, 악취에 아랑곳하지 않고 잘 살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큰 오해이다. 사람이 들어가 차마 눈뜨기조차 힘든 축사에서 지내는 돼지도 참 힘들어 보인다. 돼지의 눈은 충혈되어 있고 고통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악취가 잘 관리되고 있는 축사에 가보면 일하는 사람도 편할 뿐 아니라 돼지에게도 민첩함과 생기가 있음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최근에는 관련 법도 강화되고 있다. 올해 2월 10일부터는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중 사육관리 기준이 개정되어 축사 내 암모니아 농도를 25 PPM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 축산 악취의 주원인 물질인 암모니아 발생 수치에 법적 제한이 설정된 것이다.

결국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은 이웃에 대한 배려일 뿐만 아니라, 농장의 생산성을 높여 수익에 보탬이 된다. 더 나아가 동물의 기본권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우리 농가들이 이제는 깨끗한 축산농장 지정을 당연시하고 스스로 노력하면 좋겠다. 우리 행정도 농가의 노력을 지원할 것이다. 더불어 축산 관련 지원사업 대상 농가를 선정할 때 단순히 우선 선정대상으로 하겠다는 것을 넘어,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은 농가만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심각히 검토 중이다. 모든 축종의 농장이 일시에 깨끗한 축산농장으로 지정받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면 축종과 농장 규모에 따라 연차별로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다.

최재용<정읍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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