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
개와 고양이
  • 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 승인 2021.05.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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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생명이 유성생식을 발명한 이래 암.수의 군비경쟁은 성공적인 DNA의 복제를 위해 끊임없이 지속되어 왔다. 결혼 생활을 30년을 넘게 해왔고 딸을 키워 시집도 보냈지만, 아직도 여성과 남성의 차이를 잘 모른다. 남녀는 다른 종족같이 다르다. 외부 생식기만 다른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다. 금성과 화성으로 비유하며 서로 서로에게 외계인이라고도 한다. 그 둘을 개와 고양이의 불화로 비유할 수도 있디. 남자는 개처럼 짖어대고 무례하고 비굴하다. 반면에 여자는 고양이처럼 우아하고 깨끗하며 품격이 넘친다. 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흔들고 화가 나면 으르릉거리며 짖는다. 고양이는 그 반대다. 고양이는 경계할 대상 앞에서 꼬리를 세우고 공격준비를 한다.

반면에 애무를 받고 싶은 대상에게는 으르렁거리며 치근댄다. 고양이가 드물게 개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으르렁거리며 다가서면 개는 공격의 징후로 여기고 으르렁거리며 경계심을 높인다. 고양이는 이를 개의 호의라고 오해하고 더욱 다가간다.

개는 이를 심각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드디어 고양이를 물어버린다. 개와 고양이의 태생적 불화와 같이 여자와 남자는 각기 다른 마음과 언어사용으로 결국은 물린 고양이처럼 여자는 남자에게 분노를 느낀다. 그러나 개도 고양이의 태도 때문에 진저리치기는 마찬가지이다. 개가 호의를 품고 꼬리를 흔들며 접근하면 고양이는 꼬리를 세우고 경계를 한다. 개는 이를 환영의 표시로 오해하고 꼬리를 더욱 흔들며 자신의 입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는 고려하지도 않고 입맞춤을 시도하고, 이에 더 참을 수 없는 고양이에게 얼굴을 할튀고야 만다. 개와 고양이 종족간의 저주는 조상 대대로 내려오며 어떤 기도에도 풀린 적이 없다. 즉 남자는 여자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를 이해할 수 없다.

이는 개와 고양이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똑같은 이유이다. 다른 종족인 남녀가 벌이는 갈등이 근본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이유이다. 그 차이를 타협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화장이라는 가면을 쓰고 인생이라는 극장에서 자기의 역할을 능숙하게 소화해 내는 여자에 비해 남자는 허풍쟁이며 자기기만적인 무능한 사기꾼이다. 그들은 유치한 농담과 음담패설 뒤로 자신의 비애를 은폐한다. 문명은 남자들의 성적만족을 도덕과 윤리의 틀 안에서만 가능하도록 강제해왔다. 남자들의 허풍은 이러한 환경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번식하기 위한 불가피한 진화의 산물처럼 보인다. 유혹하는 자의 <허풍>은 유혹 받는 자에게 <사기꾼 감별>이라는 능력을 발전하게 하여 여자들은 타고난 <사기꾼 감별사>가 되었다. 그녀의 조상은 남자의 속임수에 넘어가는 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경험했기 때문이다. 여자의 <망설임>과 <정조 관념>은 미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수천 세대에 걸쳐 엄마들은 딸들에게 조신한 처신이 결혼시장에서 평가되는 높은 가치에 대해 은밀히 가르쳐왔다.

여자들은 고양이처럼 우아하다. 그들은 자신의 상품성이 어디에 있는지 이는 듯하다. 외모가 남자의 불타는 사랑을 유도하는 방아쇠임을 아는 까닭에 그녀들은 머리를 매만지고, 화장을 하며, 성형외과를 찾아가기까지 한다. 그녀는 유혹하고 애는 태우되 허락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한다. 운명적으로 남녀간에 벌어지는 게임은 로맨스로 예쁘게 포장된 치열한 상호착취적 전쟁이라는 셍물학적 해석이 있다.

남자는 테스토스테론의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없도록 유전적으로 조작된 유치한 동물이다. 그래서 고대부터 엄마들은 남자에게는 서로 각기 작동하는 두 개의 머리가 있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딸들에게 가르친다. 오만한 인간을 길들이기 위해 제우스가 암수한몸인 인간을 둘로 나누었고 잃어버린 반쪽을 찾아 헤매도록 인간의 운명을 바꾸었다는 플라톤의 <향연>에 등장하는 비유는 유성생식의 운명을 피할 수 없는 남녀간의 드라마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이다. Y염색체를 가져본 적이 없는 XX는 XY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유전적 운명이라는 가설도 그럴싸하고 아들과 딸을 낳고 키운 엄마가 아닌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학습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가설도 있다. 어쨌든 남녀는 개와 고양이로 비유될 만큼 서로에게 이방인이다.

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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