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藥)고추장 제조 전문가 김연희 씨
약(藥)고추장 제조 전문가 김연희 씨
  • 정재근 기자
  • 승인 2021.05.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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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혼-명인, 명가를 찾아서
7일 전주대 궁중약고추장 김연희 부장이 고추장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기웅 수습기자

음식은 손맛이라고 했다.

한국인의 정서상 다양한 전통음식 중에서 전통고추장은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다.

고추장은 매콤한 맛, 단맛, 짠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지만, 옛날 어머니의 고향집 손맛을 빼놓을 수 없다.

간장이나 된장처럼 메주로 만드는 고추장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등의 영양분이 풍부해 기호식품이다.

전주대학교 학교기업 ‘궁중약(藥)고추장’에서 2016년부터 근무중인 김연희(62) 부장은 약고추장 제조 분야에서 전문가로 알려졌다.

순수 전북에서 생산된 농산물만 사용해 약고추장을 제조할 뿐 아니라 8개월 동안 발효시킨 전통고추장을 이용해 다시 혼합장과 절임류의 완성품 정착에 기여했다.

현재 제품생산은 물론 학교기업내에서 실습나온 일반 주부와 다문화 여성, 학생 등을 대상으로 현장 강의도 진행해 후진 양성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검붉은 색깔의 약고추장은 색소와 방부제를 넣지 않는 대신에 그만큼 고춧가루를 많이 사용할 뿐 아니라 약 1년간 숙성·발효시킨 완성품은 그 맛이 진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국적으로 선호하는 명품으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고추장 제조 동기

정읍 태인 출신인 김연희 부장이 전통고추장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릴 적 어머니가 장 만드는 것을 보고 배웠다. 커다란 항아리에 이것저것 넣고 시간이 지나면 고운 빛깔의 고추장과 된장이 만들어지는 게 신기했었다. 장류제조에 대한 본격적인 시도는 결혼 후 가족들의 식사를 위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었고 그때마다 맛있는 장류가 있다면 어떤 음식을 만들어도 기본적인 맛을 낼 수 있었다.

조금씩 집에서 장류를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적절한 맛을 내는 게 어려웠는데 만들다 보니 여러 가지 김 부장만의 비법을 마련하게 되었다. 그 맛을 본 주변 사람들의 관심에 더 많은 레시피를 개발하게 되었다.

처음 어머니로부터 고추장 제조기술을 전수받았던 김 부장은 마침 본격적으로 전통고추장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원봉사에 참여해 고추장 담그기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러던 김 부장은 전주대 문화관광대학 한식조리학과에 입학(2016년 졸업)해 차진아 교수를 통해 발효 및 전통음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고 제조과정을 학문적·체계적으로 정립할 수 있었다.

◆약고추장의 특징과 일반 고추장의 차이점

약고추장이란 고추장이 등장한 이래 ‘약’(藥)자가 붙여진 고추장은 ‘증보산림경제’에 처음 기록이 나온다. 고추장에 몸에 이로운 재료인 꿀, 쇠고기, 배즙, 참기름 등을 넣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만든 소스개념의 볶음고추장이다.

김 부장이 학교기업에서 제조하는 약고추장은 찹쌀을 사용하고 일제 방부제와 색소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찹쌀고추장의 배합 비율은 메줏가루 4㎏, 고춧가루 10㎏, 찹쌀 10㎏, 소금 4㎏, 수분 12㎏의 재료를 넣는다.

이같이 완성된 고추장을 8개월간 숙성을 시키는데 그 이유는 마치 막 담근 생김치가 맛이 있듯이 고추장은 8개월의 숙성시간을 거쳐야 가장 맞이 나기 때문이다.

제조과정을 보면 ▲찹쌀 10㎏를 불린 후 시루에 찐다. 고슬고슬해지면 5ℓ 정도의 물을 부어주며 더 찐다 ▲메줏가루는 물을 끊인 후 식힌 다음 물에 풀어주는데 농도는 걸쭉하게 맞추면 된다 ▲메줏가루 풀어놓은 것을 찐 찹쌀밥(19㎏)을 섞은 후 자연스레 삭힌다 ▲소금 4㎏를 넣고 저어주며 이때 짜지 않고 삼삼하게 담을 시에는 3㎏ 정도만 넣어도 된다 ▲소금이 녹은 후 고춧가루 10㎏를 넣어주며 손으로 젓는다. 한꺼번에 넣지 않으며 두 군데로 나눈 후 한 곳은 약간 되게 한 곳은 좀 덜 되게 저어주면 좋다 ▲항아리에 담을시 먼저 된 고추장을 담고 나머지를 담는다 ▲다 담은 후 물엿과 물을 동량으로 해서 끊여서 식힌 후 입혀주면 좋다.

만학도로서 50세에 조리학과에 입학한 김 부장은 처음 20대의 대학생 동료들과 함께한다는 것이 어떨지 고민도 많았다. 전주대 측은 만학도인 김연희 씨의 재능을 알아보고 학교기업 궁중약고추장에서 일할 것을 권유했다.

전주대 궁중약고추장 김연희 부장이 만든 궁중약고추장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최기웅 수습기자

◆끝없는 레시피 개발과 봉사

김연희 부장은 자원봉사활동을 위해 약고추장 제조기법을 익히고 레시피에 개발에 나선 것처럼 그녀의 사회참여는 다양하다.

6년 전 학교기업에 입사한 김 부장은 기존에 제조되고 있는 고추장 레시피에 일부 변화를 주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지금의 완성품으로, 정착시키는데 기여했으며 직접 개발한 명품 돼지감자 장아찌는 특허를 출원했다.

지난 2014년도에는 자취생을 위한 영양 레시피를 전주대학교 학보에 인기에 연재, 학생들이 20여분만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반 주부, 다문화 여성,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습 강의도 진행해 후진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1990년 와이즈맨 활동을 시작으로 전주시새마을부녀회장(2006년), 전라북도새마을부녀회 부회장(2009년), 전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2010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과 독거노인 등에 물품과 식재료 등을 기부하는 등 나눔봉사에 앞장서 왔다.

그는 한식·양식·일식조리기능사를 비롯한 다양한 수십 가지의 자격증을 취득한 맹렬여성으로 통한다.

 

정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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