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 시인, 고하 최승범의 시조시 세계 연구
장욱 시인, 고하 최승범의 시조시 세계 연구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4.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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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의 조선 선비, 고하 최승범의 시조시 세계를 연구한 책이 발간됐다.

 고하 최승범의 제자인 장욱 시인이 지난 1988년 전북대 국문과 석사학위 논문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고하 최승범 시조시 연구(신아출판사·1만원)’가 그것이다.

 책은 고하 시의 형태를 중심으로 현대시조시의 형식을 고찰한다. 저자는 제1기(제1시집~제3시집), 제2기(제4시집), 제3기(제5시집~제8시집)으로 나뉘어 그 변화과정을 통한 시형식의 확립을 설명한다.

 제1기는 형식의 모색기로서 단장시조, 양장시조, 연첩시조가 나타났고, 평시조시의 형태도 나타났다. 이 시기 시조시의 형식을 찾는데 부심하고 노력했던 면모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제2기는 형식의 확립기로 시조 한 수를 3연 8행으로 기술하고 있다. 고하는 이 시기에 접어들어 그동안 형태에 대한 방황이 어느 정도 끝나고 나름의 시조시 형태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종장을 한결같이 4행 구별 배열한 것이다. 저자는 이 시기 3연 8행시형에 대해 그 형식의 율격구조와 의미구조의 관계를 살펴 유기적 구조체임을 밝혔다.

 제3기는 연시조시의 발전기로 이 시기로 넘어가면 새로운 확립기로 정리될 수 있다. 제2기의 3연 8행의 형태가 1연 8행의 형태로 수렴되고, 두 수 이상 연이어 같은 제목 밑에 둔 연시조시가 등장하는데 2연 구조의 작품이 발달해 3연 구조의 작품으로 나타나게 된다. 모름지기 현대시 양식으로서 손색없는 시조시 형태를 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책은 고하의 8행 연시조시 특징으로 시형태의 낯섦, 시각적 형태미, 시어의 의미 강화 등을 꼽는다.

 저자는 “지금 많은 시조시인들이 형태에 대한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 형편인데, 고하는 8행시조시를 창출해 현대시문학사에 커다란 지평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현대시조시를 현대시의 위상으로 높였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자는 전북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전주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전주기전중 교장을 역임했다. 1988년 월간문학 신인작품상 당선과 1992년 문학사상 신인발굴대상 당선으로 문단에 데뷔, 풍남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 ‘사랑살이’, ‘사랑엔 피해자 뿐 가해자가 없다’, ‘겨울 십자가’, ‘시조로 쓴 한량춤 조선상사화’가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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