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이슈프로젝트…전북에서 열리는 첫 번째 백남준 개인전
아트이슈프로젝트…전북에서 열리는 첫 번째 백남준 개인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4.1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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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에서 만나는 미디어 아트의 아버지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 / I never read Wittgenstein. Televisions,Wall painting ,Variable lnstallation / 1999

 아트이슈프로젝트 전주의 개관전으로 전북에서 첫 번째 열리는 백남준 개인전이 주목된다. 그동안 기획전 등을 통해 백남준의 작품이 일부 소개된 적은 있으나 오롯이 백남준 만의 작품을 모아낸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과 중국 북경798, 대만 타이베이 등의 도시에서 컨템포러리아트의 최전방에 있는 작가와 호흡을 맞춘 아트이슈프로젝트가 새로운 도시 전주에 터를 잡은 만큼 향후 어떠한 확장과 교류를 펼쳐내 보이게 될지도 관심사다.

 아트이슈프로젝트가 6월 27일까지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백남준 작가의 대표작 20여 점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미디어 아트 역사에 이름을 남긴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I Never Read Wittgenstein)’, ‘카르마(Karma)’, ‘프렌치 티비 클락(French Clock TV)’,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Sonatine for goldfish)’등이 소개된다.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는 1960년대 이후 미술가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철학자 비트겐슈타인 읽기를 조롱하듯, 비트겐슈타인 대신에 텔레비전 방송 모니터가 더 영감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양철학의 대표자격인 비트겐슈타인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사고의 틀을 서양철학에 맞추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볼 수 있다.

 ‘프렌치 티비 클락’은 폐쇄회로와 텔레비전이라는 장치 안에서 이미지와 실체의 순환 관계를 보여준다. 시계추가 움직이는 걸 카메라가 잡고 각 4개의 화면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쓰러져 표현하고 있는데, 모니터에 보여지는 시계추는 마치 움직이는 달의 형상처럼 표현된다. 시간의 흐름이라 추상적인 대상의 의미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한 것이다.  

 백남준은 불교에서 업(業)으로 해석하는 ‘카르마’를 연(緣)으로 해석하며 모든 것이 열린 회로 속에 있음을 이야기하고, 불교의 선(禪) 사상이 담겨 있는 명작적 작품인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를 만들기도 했다.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 / Sonatine for a goldfish RCA victor Television with picture tube, replaced by fish bowl and gold fish  40(h)x49(w)x41(d)cm / 1992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 / Sonatine for a goldfish RCA victor Television with picture tube, replaced by fish bowl and gold fish 40(h)x49(w)x41(d)cm / 1992

 1960년대 텔레비전 수상기의 내부 회로를 모두 비워내 만든 ‘금붕어를 위한 소나티네’는 살아 있는 생명체로 이것이 실제인지 허구인지 구분을 할 수 없는 특별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해 백남준의 텔레비전 아트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통한다.

 예술가로서 백남준의 관심은 아름다움이 아닌 소통이었다. 동서고금을 통해 인간이 교류와 통신을 위해 발명한 모든 것을 예술적 컨셉으로 사용했다. 그의 근본적인 주제는 인간의 소통 의지와 그를 위한 발명의 역동성이었다. 20세기 예술의 전위에서 삶과 테크놀로지, 예술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졌으며 새로운 예술을 찾아 끊임없는 변혁을 꿈꿔왔다. 인공적인 것과 자연적인 것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개념을 창출해 내고자 했고, 끊임없이 미래에 대해 고심하고 그것을 통해 얻은 자신의 견해를 표출하고자 했다.

 한리안 대표는“전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전주 비빔밥이다. 백남준은 1994년 비술비평가와의 대담에서 ‘한국에 비빔밥 정신이 있는 한 멀티미디어 시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라고 말해 백남준 어록에 수록되었다”며 “그의 철학과 정신을 기념하고 그의 예술의 세계를 지역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위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전화(063-286-8689)나 이메일(hanlian@art-issue.com)로 예약을 하면 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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