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32) 가게-점방-어물전’
[바른 우리말 산책] (32) 가게-점방-어물전’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1.04.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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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는 작은 규모의 물건을 파는 집을 말한다. 원래는 한자어 ‘가가(假家)’로 임시로 지은 집에서 온 말이다. 큰 것은 ‘어물전’처럼 ‘전(廛)’이라 하였고, 다음은 ‘점방’처럼 ‘방(房)’이라 하였으며, 구멍가게처럼 규모가 작은 것을 ‘가가(假家)’라 하였다. 그런데 ‘가가’가 변음 되어 ‘가게’가 되었다.

 

‘감쪽같다’는 꾸민 일이나 고친 물건이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흔적이 없다는 말이다. 우리 민담에 호랑이보다 무서운 게 ‘곶감’이다. 우는 아이가 울음을 뚝 그칠 만큼 달고 맛있는 게 곶감이다. 그 곶감을 누가 빼앗아 먹거나 나누어 달라고 할까 봐 빨리 먹어 치우고 말끔히 흔적이 없게 한 데서 생긴 말이 ‘감쪽같다’이다. 오늘날에는 ‘고치거나 꾸민 것이 표가 나지 않게 완벽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개차반’은 개+차반의 합성어다. ‘차반’은 예물로 가져가는 맛 좋은 음식이란 뜻으로, 흔히 새색시가 근친하고 시집에 올 때 정성껏 잘 챙긴 음식이다. 그런데 개에게는 ‘똥’이 ‘차반’과 같은 귀한 음식이라고 비유한 말로, ‘하는 짓이나 마음씨가 더러운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이다. 접두사 ‘개-’가 결합한 말은 진짜보다 좋지 않다는 뜻으로 쓰인다. 와 같은 단어로 ‘개떡, 개죽, 개꿈, 개나리, 개살구, 개머루’ 등이 있다.

 

‘거울’은 ‘거구루’에서 유래 되었다. 거울이 없던 시절엔 냇물이나 우물을 거울로 삼았다. 얼굴을 물에 비춰보면 거꾸로 보였을 것이다. ‘거꾸로’의 옛말이 ‘거구루’였다. 그런데 ‘거구루’에서 ‘ㄱ’이 탈락하고, 동음이 생략되어 ‘거구루 → 거우루 → 거울’로 된 것이다.

 

‘곶감’‘곶감’은 꼬챙이에 꽂아서 말린 감을 말한다. ‘곶감’의 ‘감’은 물론 과일의 하나인 ‘감’을 뜻한다. 그리고 ‘곶’은 ‘곶다’의 어간 ‘곶-’이다. ‘곶다’는 현대 국어에서는 된소리가 되어 ‘꽂다’로 되었다. 그래서 일부 방언에서는 ‘꽂감’이라고도 한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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