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에도 세금이?
설탕에도 세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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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4.0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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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기 아라비아 의학자 ‘이븐시나’는 “설탕은 만병통치약”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 17세기부터 대량 공급돼 오는 설탕을 약 50여 년 전만 해도 소비량으로 한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하기도 했다. 설탕은 적절히 섭취하면 두뇌활동 등 우리 몸에 이로운 효능을 주지만 과잉 섭취하면 몸에 해롭다. 오로지 糖으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고혈압·당뇨, 특히 비만 등 성인병을 유발하는 요인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상식이다.

▼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각종 음료 및 식품에 설탕이 첨가되지 않는 게 없다. 케임브리지大의 ‘데이비드 펠’교수는 음료나 식품에 설탕 함유량을 10%만 줄여도 당뇨·비만 예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고 단언하고 있다.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해 이미 영국 등 40여 개 국가에서 설탕세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 1992년 유럽에서 설탕세를 가장 먼저 도입한 노르웨이는 초콜릿 등에 80% 이상 설탕세를 매기면서 강력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아권에서는 필립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설탕세를 도입했고 우리도 지난달 국회에서 설탕세안이 발의됐다. 성인병 특히 어린이 비만이 늘고 있는 현실이지만 반대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설탕 소비를 줄인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증거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 특히 인상한 관련 제품값이 각종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고 주 고객인 저소득층에 타격 등 부정적 시각이 적지 않다. 말레이시아 제조업이 청량음료 값을 90% 인상하려다 소비자 저항만 초래했다. 우리도 담뱃값 인상 후 흡연율이 줄어든 일시적 효과는 있었으나 담뱃값만 올린 셈이라는 흡연자들의 불만을 샀다. 설탕세도 제품값만 올려주는 꼴이 안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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