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덕 장편소설 ‘똥닦이 변호사’…고령화 사회 속 치매 부모 바라보기
김관덕 장편소설 ‘똥닦이 변호사’…고령화 사회 속 치매 부모 바라보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3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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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없이 보고 싶고 그리운 돌아가신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 있다.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둔 이 시대 아들과 딸에게 공감을 전하는 스토리는 가슴을 울린다.

 김관덕 작가의 장편소설 ‘똥닦이 변호사(도서출판 정도·1만8,000원)’는 고령화 사회 속 치매 부모에 대한 부양가치관의 성찰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늦게 시작한 장편 소설 쓰기에 열중하며 살고 있는 그는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독자들을 흡입력있게 끌고간다. 장편소설이 갖는 서사적 지루함을 치밀하고 흥미진진한 작은 사건들의 빠른 전개로 깨부수고 있는 것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최정도와 모유기는 둘 다 늦둥이로 태어난 고향 친구들이다. 최정도는 어린 시절 가난을 광고하고 다니는 늙은 어머니의 보따리 행상과 신체장애가 있는 술주정뱅이 아버지로 인해 지독한 열등감을 안고 성장했다. 그는 뒤늦게 변호사가 되어 아내 이현희와 함께 노모를 동거 부양하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모유기는 어려서부터 영특한 머리에 공부 잘한다는 이유 하나로 악행마저도 이해되고 용서되며 성장하여 검사가 된다. 부잣집 사위가 된 모유기는 돼먹지 않은 우월감과 악질적 자신감으로 두 다리를 절단한 어머니마저 거들떠보지 않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모유기는 고향 친구들인 최정도와 황금만을 만난 자리에서 최정도와 치매 노모에 대한 부양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며 유혈극을 벌인다. 이현희는 치매가 심해진 최정도의 어머니를 요양원에 보내자며 최정도와 부부 싸움을 벌이고 가출해 버린다. 최정도는 어느 날 자신의 50년 삶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소설은 치매 부모의 동거부양과 요양원 위탁부양 등 현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사회적 대안으로 효도촌이란 특수 복지시설의 모델을 제시하기도 한다. 주인공을 변호사로 내세워 독자들에게 다양하고 요긴한 생활법률을 소개해 유익성을 더한다.

 김관덕 작가는 “이 소설은 부모님 생전에 대면할 수 있었던 매 순간이 진정 삶의 축복이었음을 깨닫지 못했던 어리석음에 대한 나의 반성문이다”며 “장편소설을 쓴다는 것은 필수적 자신감으로 시작하여 필연적 자괴감으로 끝나는 자신과의 고달픈 싸움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관덕 작가는 전북 고창 출생으로 한성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 학위 논문을 쓴 것을 계기로 뒤늦게 글쓰기에 취미를 갖게 됐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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