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전주 또 하나의 역사 보물 ‘전주 금석문’을 알아가는 한 권의 책
살아있는 전주 또 하나의 역사 보물 ‘전주 금석문’을 알아가는 한 권의 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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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동안 전라도의 수부가 있었던 전주는 그 역사가 오래된 만큼이나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묻어 있는 흔적들이 많다. 더 늦기 전에 귀중한 자료들을 모아내고, 엮어내고, 알리는 일의 중요성이 크게 다가오는 이유다.

 전주문화원(원장 나종우)이 전주시에 산재해 있는 금석문 중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는 내용들을 모아 ‘전주 금석문(비매품)’을 펴냈다.

 금석문은 살아있는 역사서로 불린다. 직접 현장에 가서 탁본을 하고 명문을 판독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거치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지역민들과 소통하면서 금석문에 숨어있는 자료수집을 병행하기에 그렇다.

 이번에 출간된 ‘전주 금석문’에는 사적비와 신도비, 효자비, 암각서, 편액 등을 총망라해 담겼다.

 그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읽어내려가다 보면 전주의 역사와 문화에 애정이 솟구치게 된다.

 이를 테면 전주신흥고등학교 교정에 있는 희현당사적비는 이 고장 교육기관의 하나였던 희현당을 창설한 관찰사 김시걸과 이를 중수한 이주진의 공적을 기록한 것이다. 설립 당시 서원의 형식을 띤 것으로 제도와 규모가 잘 갖춰진 학당이라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료다.

 전주영시창립기념비와 전주약령시 총무 전의관 박계조 기념비가 있어 전주가 조선 후기 우리나라의 3대 악령시였음을 선명하게 드러내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책에서는 전주이씨 시조 이한공의 묘역에 세워진 조경단비를 비롯해 오목대비, 이목대비, 추천대비, 기령당사적비, 경기전 하마비, 조선왕조실로 기적비 등을 조명하고 있다.

 만경대 석벽에 새겨진 정몽주시 암각서는 글씨가 매우 아름답고 방정해 비문과 같은 느낌을 준다. 조선후기 3대 명필인 창암 이삼만은 바위에 많은 글씨를 남겼는데 옥류동 암각서는 다양한 서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아낸다.

 전라도관찰사였던 서기순의 글씨인 호남제일성 편액, 전주는 조선왕실의 고향을 뜻하는 풍패지관 편액, 전주부성의 4대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남문에 설치된 누가 쓴지 모르는 풍남문 편액까지 흥미로운 과거로의 여행도 정겹다.

 나종우 원장은 “너무나 빠르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지금 놓치면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있었기에 전통문화의 계승과 역사를 지킨다는 사명감으로 시작했던 금석문 자료 수집이다”며 “향토사나 지방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기초자료로, 이 책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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