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민간예술단체 소속직원에 4대 보험 가입여부 운운 ‘지역문화예술계 허탈‘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민간예술단체 소속직원에 4대 보험 가입여부 운운 ‘지역문화예술계 허탈‘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03.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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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이기전)이 최근 국가공모 사업과 관련해 지역문화진흥 거점기관으로 부적절한 행태를 보여 지역문화예술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당초 보도되었던 내용보다 더 치졸한 행태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3월 22일자 본보 보도)

지역문화진흥원이 추진하는 ‘청춘마이크’ 공모사업에서 탈락한 전북문화관광재단이 선정된 상대 민간단체인 (사)아이엠과 관련해 한 번도 아니고 법률자문서까지 첨부한 재공문을 보낸데다, 유선상으로는 확인되지 않은 일종의 결탁 의혹을 지역문화진흥원에 흘리기까지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24일 전북도의회 조동용 의원(더불어민주당, 군산3)은 제379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그릇된 인식에 갇힌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지역문화진흥 거점기관 자격 없다”며 최근 전북문화관광재단이 국가공모 사업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벌였던 행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문화관광재단의 치졸한 행태가 낱낱이 드러났다.

문체부 산하 지역문화진흥원이 추진한 ‘청춘마이크’ 공모에서 떨어진 전북문화관광재단은 최종 선정된 아이엠 측에 결격사유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재단은 3월 8일 공문으로 작성해 지역문화진흥원에 발송했고, 3월 15일에는 법률자문서까지 첨부해 공문을 보내 지역문화진흥원의 회신을 재차 촉구했다.

처음 보냈던 공문에는 “전북 주관처로 응모한 (사)아이엠의 2차 PT 발표자가 해당 단체의 소속직원으로서 발표자 자격에 합당한지(4대 보험 가입여부)의 여부에 대한 확인을 요청한다. 만약 자격이 없을 경우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두 번째 보낸 공문에서는 앞선 공문에 대한 회신 촉구와 함께 “소속인원의 범위는 근로·고용관계 있는 자로서 4대보험 가입 여부를 하나의 지표로 삼을 수 있는 바, 발표자는 아이엠 소속직원으로 볼 수 없고 외부협력 인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재단 의뢰 변호사의 의견을 보탰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선상으로 확인되지도 않은 일종의 결탁 의혹을 제기해 아이엠측의 공모신청 및 준비과정에 부정한 측면이 있는 것처럼 지역문화진흥원에 얘기를 흘리는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지역문화진흥원에서는 아이엠측의 소명자료 검토와 함께 두 명의 변호사 법률검토를 거쳐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려 3월 19일 당초 선정결과를 그대로 확정·통보했다.

조동용 의원은 “재단은 공모사업에 탈락했으면 반성하기는커녕, 민간 문화예술단체를 경쟁상대로 간주하고 나아가서 부정한 단체로 몰아세움으로써 재단의 설립 취지와 핵심가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태를 보여줬다”며 “하루빨리 재단 차원의 진솔하고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하고, 전국적으로 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에 대한 마땅한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강원도 영월문화재단이 지역문화진흥원에서 공모한 ‘2021지역문화콘텐츠 특성화 사업’에 신청한 이후 동일한 사업에 영월 관내의 민간 문화단체가 신청하게 된 사실을 인지한 후 보여준 대응 모습을 비교했다.

조 의원은 “영월문화재단은 민간문화단체 지원 책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사업신청을 포기하고 민간 문화단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에 나섰고, 단순히 사업포기만 한 것이 아니라 협약서를 체결해서 재정지원까지 약속했다고 한다”며 “문화예술의 고장 전라북도의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재단이 보여준 무책임한 태도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사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재단의 밑천이 낱낱이 드러나게되자 지역문화예술계는 또 다시 들끓고 있다.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열악한 지역예술계의 상황 속에서 수많은 사단법인 단체들 중에 회원들에게 4대보험 가입해주는 예술단체가 어느정도나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대부분 회비만 내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자격이 주어지고, 현장에서 제대로 페이도 받지 못한채 일하는 예술가들도 많은데 재단이 이러한 내용으로 진흥원에 공문을 보내면서 물의를 일으켰다니 정말 할 말 없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지역문화예술계 관계자는 “지역문화재단이 지역의 예술가를 포용해주는 것이 아니라 기관으로만 보는 시선, 경쟁의 대상으로만 보는 시선에서 과연 예술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며 “사람다운 일을 해야하는 것이 예술인텐데, 건조해지고 사무적으로만 대하고, 법률적으로만 따져 묻는 현재의 상황이 혼란스럽고 안타깝고 폭력적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기전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규정을 정확하게 파악하고자 진흥원측의 답변만 듣고자 했던 것이지, 지역예술가들의 발목을 잡으려 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고 예술인 전체에 감정적으로나, 잘못 보여진 부분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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